“국가위상, 日은 GDP의 224% 한국은 29%”

  • 입력 2008년 7월 26일 02시 53분


美컨설팅회사 매킨지-KDI, 보고서 작성에 참여

“삶의 질-인재육성 등 5개 영역 근본적 변화 필요”

도요타 ‘린’ 변혁 응용한 英정부 개혁모델에 주목

“쇠고기 파동 이후 한국이 선진국으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삶의 질, 국가 위상 등 5개 영역에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공공부문 개혁을 위해서는 일본 도요타 사의 ‘린(Lean)’ 변혁을 응용한 영국 정부의 개혁 모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박재완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이 25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제주포럼에서 공개한 대통령자문 미래기획위원회의 ‘선진화와 한국의 현 위치’라는 보고서 내용 중 일부다. 보고서 작성에는 미국 컨설팅회사 매킨지 등의 민간전문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소도 참여했다.

이 보고서는 현재 한국은 성장의 둔화를 겪고 있는 만큼 새로운 ‘S 커브’형 도약을 위해서는 선진국보다 부족한 5개 영역에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우선 삶의 질을 대대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04년 조사 결과 한국 국민은 조사 대상의 45%만이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고 밝힌 반면, OECD 가입국 평균은 69%. 미국은 77%였다. 삶의 안전성도 떨어져 인구 100만 명당 식중독 발생률도 한국은 201명이었으나 미국은 68명, 일본은 162명이었다.

세계 13위 수준의 경제 규모에 걸맞지 않은 국가 위상도 개선 대상으로 꼽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2007년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 위상은 국내총생산(GDP)의 29%에 그쳤다. 일본은 224%, 미국은 143%였다.

또 △세계 100대 대학 중 1개만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인재 분야가 취약하고 △서비스업, 금융 분야에 지나친 규제가 남아 시장에서 정부 역할이 과다하며 △선진국에 비해 낮은 신뢰 수준으로 사회적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5대 취약 영역을 신속히 복구하면서 전 세계적 트렌드 분석에 기초해 정보기술(IT) 분야 등 한국의 장점을 활용한 신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와 에너지 관련 산업, 문화예술산업, IT 기반 콘텐츠 산업 등이 핵심 성장 테마로 선정됐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공공부문 개혁을 위해 영국과 말레이시아의 사례를 적극 검토해 반영할 것을 강조했다. 우선 영국의 ‘Shareholder Executive(공기업에 관한 정부의 의사결정 전담기구)’나 말레이시아의 공기업 전담기관인 ‘Khazanah Nasional’처럼 별도 조직을 두고 공기업 민영화를 전담토록 제안했다. 영국은 이 조직을 기반으로 27개 국영기업을 관리했으며 이들 기업의 평균 수익률은 2004년 9.4%에서 2006년 23.6%로 개선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영국이 렉서스를 만드는 일본 도요타사의 ‘린’ 변혁모델을 공공부문에 적용한 것에 주목했다. 린은 ‘낭비 요소의 제거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것으로 영국 정부는 이를 국방 보건 복지 세무 분야에 적용해 문서 생산의 합리화, 부서 간 동선 조정 등의 효과를 냈다.

또 영국의 PMDU(Prime Minister Delivery Unit·총리실 직속 서비스 관리기구)처럼 공공부문 개혁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할 수 있는 기관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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