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택 “잘하는 학생만을 위한 교육감 아니다”
김성동 “교육기회 균등하게 갖도록 지원해야”
박장옥 “다면평가제 추진력 갖고 밀고나가야”
이영만 “교원평가제 내가 입안 흐지부지 안돼”
이인규 “좌편향도 나쁘지만 우편향도 나쁘다”
주경복 “통일전쟁 발언은 학술 용어 설명한것”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5일 앞둔 25일 후보 6명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합동 TV토론회가 생중계로 열렸다.
명지대 신율(정치외교학)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TV토론회는 후보 합동토론과 사회자의 개별질문, 후보자 간 자유지정 토론 등으로 80분간 진행됐다.
자유지정 토론에서는 당초 현직 교육감인 공정택 후보에 대한 공격이 주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공 후보가 김성동 이영만 후보와 함께 공동전선을 형성해 주경복 후보를 몰아세우는 양상으로 진행됐다.
○ “이념 편향된 후보에게 교육 맡길 수 없어”
토론회 시작부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지지를 받고 있는 주 후보의 이념적 편향성과 교육감선거에 정치를 개입시킨 문제를 따지고 들었다.
공 후보는 주 후보에게 2005년 10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6·25는 통일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는데 6·25전쟁은 김일성이 남침한 것이다.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과 배치되는 말을 하면서 교육자가 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주 후보는 “그 말은 내가 언급한 것이 아니다. 3년 전에 강모 교수가 큰 사건에 휘말렸다”며 “당시 교수단체의 대표로서 정치 학계에서 통일전쟁에 대한 그런 개념과 용어가 있다고 말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또 김성동 후보는 “헌법 제31조에 따라 교육은 정치로부터 중립이어야 하는데 주 후보는 민주노동당 행사에서 ‘서울시교육청에 진보의 깃발을 꽂자’는 등 지지를 호소했다는 보도가 있다. 이것이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개탄할 만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 후보는 “민노당 공식행사가 아니고 사람이 많이 모여서 와달라는 연락받고 인사했을 뿐”이라며 “보도된 내용의 발언을 한 기억은 없다”고 부인했다.
이영만 후보는 “촛불(집회)로 학생들을 몰아내는 교육이 있어서는 안 되고 정부를 비방하면서 교육을 잡아서도 안 된다”고 주 후보를 공격했다.
이 후보 측은 토론회가 끝난 뒤 “19일 주 후보가 촛불집회에 참여해 학생들을 선동하고, 주 후보가 촛불을 들고 있는 그림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교육자로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 “교육감이 경쟁만 강조하나”
공 후보의 공약 대부분이 경쟁을 너무 강조하는 바람에 사교육비 증가 우려가 있고 서울 강남 수서지역에 임대아파트를 짓지 말라는 시교육청에 대해서도 따졌다.
이인규 후보는 “좌편향도 나쁘지만 우편향도 나쁘다”며 “5% 부자를 위한 교육감은 서울시교육감이 될 수 없다”고 공격했다.
김 후보도 “교육환경이 나빠진다는 이유로 임대형 아파트를 세워선 안 된다는 것은 교육자로서는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말”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공 후보는 “기초학력 미달 제로정책을 추진하는 등 나는 잘하는 학생만을 위하는 교육감이 아니다”며 “다양한 방법을 마련해 교육 기회를 넓히는 등 교육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대응했다.
주 후보는 “지난 3년 연속 청렴도 꼴찌였다. 교육행정이 왜 이렇게 마비가 됐는지 그 원인이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공 후보는 “지금 서울시내의 학교 수와 학생 수가 많다. 부패사건 또한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다 잘한 것은 아니지만 부패지수를 되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역으로 공 후보는 주 후보의 성적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모든 수강생에게 A학점을 준 적도 있다. 편법을 써서 교칙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주 후보는 “나는 상대평가보다 절대평가를 선호하는 사람이다. 모든 학생이 좋은 성적을 내서 모두 A를 준 것 뿐이다”며 “교수가 재량을 가지고 학생들의 성적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교원평가제 공방
후보들 간에 가장 많은 논쟁이 오간 것은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의 자질을 평가하는 교원평가제였다.
이영만 후보는 “내가 교원평가제를 입안했다”면서 “아직도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한 것에 대해 현장에서 직접 시행해 본 공 후보의 답변을 듣고 싶다”고 질문했다.
이에 공 후보는 “완전무결한 교원평가제는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시행착오를 거쳐 제도를 수정 보완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장옥 후보는 “전교조가 다면평가제를 반대하고 있어 추진이 어렵다”며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를 추진력 있게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교원평가제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나는 교원평가제에 반대해 본 적이 없다”며 자신을 지지하는 전교조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 특목고·자사고 정책 대립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 정책을 놓고 후보들은 대립각을 세웠다.
공 후보가 “학생들 간의 경쟁은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말한 반면 주 후보는 “특목고와 자사고는 귀족학교인 만큼 ‘대안형 공립학교’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인규 후보는 “주 후보가 주장하는 ‘대안형 공립학교’가 법적 근거가 없다”며 “‘대안’이라는 말과 ‘공립학교’라는 모순인 낱말을 붙여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영상 취재 : 김미옥 기자
▲ 영상 취재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이진아 동아닷컴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