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25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졸업장을 받고 신임 경찰로 임용됐다.
귀화 한국인 경찰 탄생은 지난해 중국동포 한 명이 경찰로 임용된 데 이어 두 번째. 이로써 모두 3명으로 늘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주 씨는 1995년 한국에 들어와 인도네시아 산업연수생 송출회사에서 근무했다. 산업연수생 제도가 폐지된 지난해부터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통역을 맡았다.
주 씨는 “통역 일을 하면서 경찰과 검찰 조사에도 통역으로 참여하게 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경찰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두 딸과 아들을 둔 그는 “인도네시아어를 모국어로 쓰고 있고 한국에 온 지도 10년이 넘었으니 외사요원으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아나벨 씨도 필리핀에서 만난 한국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지 벌써 11년째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세 아이를 둔 엄마인 그는 “아이들 학교에서 방과후 교실 선생님으로 활동하면서 영어를 가르쳤고,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마련한 이주여성 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고 말했다. 여러 사회활동을 하면서 경찰 통역을 할 기회도 갖게 됐다는 것.
아나벨 씨는 “통역 일을 재미있게 하다 보니 보람도 컸다.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이 경찰이 돼 본격적으로 일해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권해서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주 씨와 아나벨 씨는 경장 계급을 달고 각각 경남경찰청과 경기경찰청에 발령됐다.
마흔 줄에 경찰로서 첫발을 내딛게 된 이들은 “귀화했다는 사실을 장점으로 활용해 당당한 경찰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앙경찰학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귀화 한국인인 줄 모르고 중국동포를 뽑았지만 이번에는 귀화인을 포함해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외국어 특기자를 선발했다”며 “국제화 다문화 사회에 적합한 경찰관이 앞으로도 더 많이 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경찰학교는 이날 졸업 및 임용식에서 기동경찰 989명과 외사·사이버 경찰 41명 등 1030명의 신임 경찰을 배출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