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인천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58분 영흥파출소 안에서 혼자 근무 중이던 박모(45) 경사가 의자에 앉은 채 38구경 권총에 맞아 숨져 있는 것을 동료 경찰관이 발견했다.
동료 경찰관은 “112 순찰 도중 파출소에 들어와 보니 박 경사가 의자에 반듯이 앉아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경사가 평소 앓아 온 지병이 최근 악화되면서 신병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박 경사는 중부경찰서 도원파출소에 근무하던 2002년 8월 차량 절도범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차에 끼인 채 500m 정도를 끌려가다 떨어져 뇌진탕 증세로 최근까지 경찰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박 경사는 의협심이 강해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하는 등 동료 사이에 신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년 전에도 이웃집에 침입한 강도를 검거하면서 큰 부상을 입었다.
2006년 1월 비번일에 인천 남구 숭의동에 있는 2층 셋방에서 잠을 자던 박 경사는 1층 집주인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나는 강도에게 오른쪽 허벅지 등을 찔리면서도 끝까지 쫓아가 격투 끝에 붙잡기도 했다.
병원 치료를 마친 그는 같은 해 3월 17일부터 영흥파출소를 자원해 근무해 왔으며 부인과 초등학교 5학년인 딸을 두고 있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