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밀집 서초-강남-노원구 투표율 높아
서울시교육감 선거 투표율이 서울지역 역대 선거 사상 최저에 그친 데에는 시민들이 교육감 선거가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책 대결이 아닌 불법 선거와 네거티브 공방을 벌이는 정치판 선거로 유권자의 외면을 자초한 것이 더 큰 이유라는 지적이 많다.
투표 하루 전인 29일만 해도 30%의 투표율을 전망했던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인지도가 높았고 다른 시도의 교육감 선거에 비해 언론도 많이 보도해 막판에 투표율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는데…”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교육감 직선제가 아직 생소하다는 점과 휴가철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투표율이 바닥을 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후보자들이 자초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후보들이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낼 공약을 만들고 알리는 것보다는 식상한 이념 대결과 상대방 흠집 내기에 급급해 가뜩이나 정치 염증에 시달리는 시민들을 등 돌리게 했다는 것이다.
김인만 서울시선관위 홍보과장은 “교육감 선거가 기존 정치 선거를 답습하면서 유권자들이 누가 돼도 상관없다는 냉소를 보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교육감의 권한이나 역할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아 유권자들의 관심을 사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안중(교육학) 서울대 교수는 “후보들도 교육감으로서 할 일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악의 투표율 속에서도 사교육이 성행하는 강남 지역의 투표율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초구가 19.6%로 가장 높았고, 강남구가 19.1%로 뒤를 이었다. 학원이 밀집한 노원구는 17.1%로 종로구(18.1%)에 이어 4번째로 투표율이 높았다.
최종 개표 결과 공정택 후보는 25개구 중 강남 서초 등 8개구에서, 주경복 후보는 나머지 17개구에서 앞섰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