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청계천 활력에 황학동 낭만을 담는다

  • 입력 2008년 8월 1일 03시 04분


31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서울풍물시장에서 시민들이 분주하게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다. 동대문운동장에 있던 풍물시장은 3일로 신설동 옛 숭인여중 터로 옮겨 개장한 지 꼭 100일이 된다. 김미옥  기자
31일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서울풍물시장에서 시민들이 분주하게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다. 동대문운동장에 있던 풍물시장은 3일로 신설동 옛 숭인여중 터로 옮겨 개장한 지 꼭 100일이 된다. 김미옥 기자
신설동 서울풍물시장 개장 100일… 활성화 방안 구체화

동대문운동장에 있던 풍물벼룩시장이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옛 숭인여중 터로 옮겨 개장한 지 3일로 꼭 100일이 된다.

31일 서울풍물시장을 찾았다. 시장은 지하철 1, 2호선 신설동역에서 약 200m 떨어져 있었지만 골목길을 따라 두 블록이나 걸어가야 해 찾기가 쉽지 않았다.

어렵게 길을 찾아 풍물시장 안으로 들어가자 색다른 광경이 펼쳐졌다. 풍물시장답게 골동품은 물론이고 생활소품, 건강식품 그리고 의류까지 각종 물건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서울풍물시장 상인들은 중구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장사를 하다가 청계천 개발로 동대문운동장으로 이주했고, 동대문운동장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바뀌면서 다시 신설동으로 옮겼다. 7월 말 현재 911개 상점이 영업 중이다.

▽시설에 비해 손님은 한산한 편=등산, 낚시용품을 팔고 있는 고광선(50) 씨의 표정은 밝았다. 황학동과 동대문운동장을 거쳐 이곳으로 옮겼다는 그는 “이제 우리도 노점상이 아닌 진짜 상인이 됐잖아. 이젠 단속 걱정 안 해도 되고…”라며 뿌듯해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당초 공언한 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풍물시장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점이 적지 않았다.

우선 상인들은 예전보다 손님이 줄었다며 걱정이었다.

40년째 골동품을 팔고 있는 이재룡(72) 씨는 “큰길 안쪽에 있다 보니 차로 진입하기가 쉽지 않고 주차장도 협소하다”고 말했다. 다른 상인은 “동대문 시절에는 주변에 대형 쇼핑몰이 많아 사람들이 함께 들르곤 했지만 이곳은 좀 외진 편”이라고 했다.

▽청계천 연계와 특성화로 업그레이드=서울시는 서울풍물시장과 주변에 있는 청계천을 연계하고, 주차장을 대폭 확충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시가 마련한 ‘서울풍물시장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시는 300억 원을 들여 청계8가에서 신설동 로터리 사이에 지하상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구간에 지하 2층, 연면적 1만4080m²의 지하상가를 만들어 서울풍물시장 주변의 상권을 활성화한다는 것.

지하 2층에는 21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시는 현재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다.

또 풍물시장 바로 옆에 있는 OB맥주 물류창고 터를 인수해 이곳에도 100대가 넘는 주차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시장 뒤편 옛 숭의여중 건물 2동을 리모델링해 풍물시장 관련 시설로 이용할 방침이다.

시는 또 풍물시장을 재래시장이나 백화점, 대형마트와는 완전히 구별되는 시장으로 특성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18% 정도에 불과한 풍물벼룩 품목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풍물벼룩 품목에는 고미술이나 고가구 등의 풍물상품, 전통한과 등의 지역특산물, 장신구나 도자기 같은 전통공예품 등이 포함된다.

시는 이를 위해 상인들의 업종 변경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상인들에게 연간 4%의 낮은 이자율로 최대 1000만 원까지 업종 변경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준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3년 우이∼신설 경전철이 완공돼 접근성이 좋아지고, 특성화 전략에 성공한다면 내외국인이 모두 즐겨 찾는 서울의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김철중(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영상 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김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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