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11시 45분경 전남 신안군 임자면 자은도 북쪽 4.5km 해역에서 499t급 유조선 여명7호와 1627t급 모래 채취 운반선 금호 5호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여명7호에 있던 벙커C유 7㎘ 중 2㎘ 정도가 유출됐다. 여명 7호는 전북 군산항에서 기름 하역작업을 마치고 여수항으로 돌아가던 중이었고 금호 5호는 군산 서쪽 해상을 향해 운항하고 있었다.
충돌 직후 사고해역에는 폭 10m, 길이 100m 정도의 기름띠가 발생했다. 이 기름띠는 조류를 타고 사고 지점에서 3㎞ 떨어진 신안군 증도면 우전리와 방축리, 임자면 분암도 해안가로 밀려들었다.
기름띠가 확산되자 증도 우전해수욕장은 이날 300여 명의 피서객 입수가 금지되고 1일부터 우전해수욕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3회 섬 갯벌축제'도 중단됐다.
증도 어촌계장 조모(44) 씨는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로 타르가 김양식장을 덮쳐 큰 피해를 봤는데 또 다시 기름 유출사고가 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신안군은 직원 400여 명, 주민 200여 명으로 긴급 방제단을 꾸려 흡착포를 이용해 기름띠를 제거했다.
해상에서는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경비정과 방제정 등 34척과 헬기 1대가 사고해역 주변에서 긴급 방제 작업을 벌였다.
목포해경 관계자는 "사고 유조선이 기름을 군산항에서 하역한데다 파손된 부위를 서둘러 용접해 유출량이 크지 않았다"며 "하지만 조류가 빨라 기름띠가 넓게 퍼지는 바람에 방제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은 정확한 피해규모를 확인하는 한편 두 선박 선장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다.
신안=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