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캠프서 특수안경 쓰고 음주 간접체험
“잘 가요 안녕 내 술병… 짠짠짠하게 하지 말아요. 내 몸을 지킬 거예요.”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와 시흥시 보건소 주최로 열린 ‘청소년 또래 리더 프로젝트 캠프’에 참가한 중학생 60명이 음주문제 해결을 위해 유행가 가사를 바꾼 노랫말의 일부다.
6일부터 사흘간 경기 이천 한국생산성본부 연수원에서 열리는 이 캠프는 음주로 인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생들은 각자 생각한 음주문제를 뮤직비디오, 뉴스, 개그프로 등 다양한 형식의 영상물로 제작해 발표했다.
또 학생들은 소주 한 병을 마신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특수 안경을 쓰고 간접 음주 체험에 나섰다. 비틀거리기 때문에 제대로 걷기 힘들어 계단에서 구르기 쉽다는 점을 금세 알 수 있었다.
시흥 은행중학교 2학년 임한별 군은 “특수안경을 써보니 술 취했을 때 얼마나 위험한지 알았다”며 “술 마시려는 친구가 있으면 위험성을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에 따르면 중고교생들의 음주 경험률은 1999년 60.2%에서 2004년 74.4%로 증가했고 청소년 4명 중 3명은 1년에 1회 이상 술에 취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센터 측은 청소년들의 음주가 흡연, 폭력, 절도, 약물중독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 시기의 예방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예방 교육을 실시하면서 참가 학생들이 주위 친구들도 음주에 빠지지 않게 리더십을 발휘하는 방법을 지도하고 있다.
리더십 교육에는 이 캠프를 이미 거쳐 간 대학생 선배들이 조언자로 참가자들을 이끌고 있다.
센터 제갈 정 본부장은 “학생들이 놀이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음주의 위험성을 익혀 스스로 자제하려는 마음을 키우기 때문에 음주로 인한 사고 예방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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