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음주운전자, 뇌물 안받는 경찰 귀 물어

  • 입력 2008년 8월 8일 02시 55분


음주측정을 거부하며 돈을 주려다가 경찰관이 거절하자 귀를 물어뜯은 30대 남자가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7일 전북 전주 덕진경찰서에 따르면 솔내지구대 김모(44) 경사는 6일 오전 5시 반경 전주시 송천동 일대를 순찰하던 중 수상한 차량을 발견했다. 그랜저 승용차 한 대가 송천동 육교 앞 삼거리에서 비상등을 켠 채 중앙선을 넘어 정차해 있었던 것.

음주운전 차량임을 직감한 김 경사는 승용차에 다가가 차 안에서 자고 있던 운전자 박모(35·음식점 경영) 씨에게 음주측정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경찰관을 보고 화들짝 놀란 박 씨는 그대로 차를 몰아 100m가량 달아났다가 거듭된 정지명령에 결국 차를 세웠다.

박 씨는 김 경사에게 100만 원가량의 1만 원권 지폐 뭉치를 들이밀며 “한 번만 봐 달라”고 사정했으나 이를 거절하자 김 경사에게 귓속말을 하는 척하다가 귀를 물어뜯고 욕설을 하는 등 행패를 부렸다.

그는 또 임신 중인 부인을 현장에 불러 “유산되면 경찰이 책임지라”고 말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측정한 박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137%.

귀를 물린 김 경사는 인근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술에서 깬 박 씨는 뒤늦게 경찰관들에게 미안하다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경찰은 7일 박 씨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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