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시곤]서울~경기 교통난 급행전철로 해결을

  • 입력 2008년 8월 14일 02시 53분


서울 인구는 감소하는데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인구는 계속 증가한다. 경기도 인구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외지에서 수도권으로 진입하는 인구도 있지만 서울 거주자가 경기도로 옮기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이들은 직장을 옮겨 이동하지 않고 거주지만 옮긴다. 자립형 도시가 아니라 베드타운이 늘어난다는 증거다.

이러한 생활 패턴의 변화로 2개 시도를 넘나드는 교통, 이른바 광역교통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광역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은 하루 370만 대에 이른다. 이 중 승용차가 70%를 차지하고, 나 홀로 승용차가 80%에 이른다.

중요한 점은 이런 승용차 수요가 경기도와 서울의 도로에 모두 혼잡을 가중시킨다는 사실이다. 출발지와 목적지가 서울과 경기도에 걸쳐 있어서다. 대부분의 수도권 광역도로는 교통 혼잡으로 몸살을 앓는 실정이다.

교통 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승용차 중심의 도로교통 체계에서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철도교통은 대량 수요를 가장 신속하게 수송할 수 있다. 승용차 이용자를 철도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철도 이용이 승용차보다 저렴하고 빨라야 한다. 철도 수단은 승용차 수단보다 통행 비용이 저렴하다. 고유가 시대에는 더욱더 그렇다.

철도가 승용차보다 얼마나 더 빨라야 할까? 철도라는 대중교통 수단이 야기하는 연계 및 환승 시간을 만회할 수 있는 만큼 빨라야 한다. 예컨대 철도역 접근 및 대기 시간과 도착 후 목적지까지의 접근 시간을 각각 15분이라고 가정할 경우 철도가 승용차보다 30분 이상 빨라야 한다.

현재 경기 화성시 동탄지구에서 서울 광화문까지는 승용차로 50여 분이 걸린다. 철도는 20분 만에 가야 한다. 거리가 약 50km이므로 시속 150km로 달려야 한다. 도로를 이용하는 광역버스로는 불가능하다. 결국 광역고속급행전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야만 승용차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 현재 수준의 광역전철은 너무 느려 승용차 수요를 유인하지 못한다.

한국 수도권과 비슷한 런던권, 파리권, 도쿄권은 어김없이 광역고속급행전철을 운행한다. 이와 연계된 철도망도 거미줄 같다. 철도 연장이 한국 수도권의 3배에 이른다. 선진 외국의 대도시권 통행 실태를 분석해 보면 철도교통 이용률이 모두 80%를 상회한다. 특히 일본 도쿄권의 철도교통 이용률은 90%를 넘는다. 한국은 현재 20%에 불과하다.

지금이라도 교통 수요가 집중된 광역교통축부터 고속급행전철을 건설하자. 노면에서 50m 이상 깊은 지점까지 대심도(大深度)로 검토해 보자. 대심도 광역전철이라면 노선을 직선화할 수 있고 고속화할 수 있다. 또한 용지 보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현재는 철도 노선을 결정할 때 용지 보상비를 줄이기 위해 가급적 기존 도로 아래 또는 위로 유도한다. 노선이 직선화하지 못하고 속도가 저하되는 이유다. 광역고속급행철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환경친화적이고 안전할 뿐 아니라 고유가 시대에 대처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자 수도권 광역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김시곤 서울산업대 철도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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