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 등 국내 기업들이 40%의 지분을 갖고 러시아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서(西)캄차카 유전개발사업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자원대국인 러시아에서 한국이 의욕적으로 벌이던 유전개발사업이 탐사 단계부터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1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광구 허가감독청인 러시아 연방 지하자원청은 지난달 29일 석유공사 컨소시엄이 러시아의 국영석유회사인 로즈네프트와 공동으로 참여하는 서캄차카 유전개발사업의 탐사 라이선스 연장 신청을 기각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라이선스의 유효기간이 올해 8월 1일까지여서 지난해 7월부터 라이선스 연장을 추진했으나 (러시아 정부가) ‘2007년 의무 탐사시추 미이행’을 이유로 연장 신청을 기각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석유공사 컨소시엄은 로즈네프트사와 함께 라이선스 연장 또는 재취득을 위해 다양한 경로로 러시아 관계 부처와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가 계약 연장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금까지 투입한 개발비용을 회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 측은 개발비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서캄차카 해상광구 사업은 로즈네프트가 2003년 러시아 정부로부터 운영권을 따낸 것으로 이듬해 9월 한-러 정상회담에서 석유공사 컨소시엄이 로즈네프트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참여하게 됐다.
석유공사 컨소시엄에는 한국가스공사와 SK에너지, GS칼텍스, 대우인터내셔널, 현대종합상사, 금호석유화학 등이 참여하고 있다.
서캄차카 해상광구는 오호츠크 해상의 수심 300m 이하의 대륙붕에 있고 37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한국 측 지분 매장량은 15억 배럴이었다.
이 광구는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까워 개발에 성공하면 직접 국내로 원유를 들여올 수 있어 원유 수급 안정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돼 왔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