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동-식사지구 “교통난 해소”
경기 고양시가 지난해 백지화시켰던 경전철 사업을 올해 다시 추진하면서 민심이 갈라지고 있다.
경전철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노선 주변 주민들이 지역에 따라 찬성과 반대가 극명하게 나뉘었고 아예 노선에서 제외된 지역 주민들은 소외감을 토로하고 있기 때문.
고양시는 지난해에도 올해 결정한 노선과 비슷한 경전철 사업을 추진했다가 “녹지공간을 파괴하는 경전철을 반대한다”는 여론에 밀려 그해 6월 백지화를 선언했다.
올해 들어 고양시는 녹지축 대신 도로 위를 지나는 것으로 노선의 일부를 바꾸어 별다른 주민 반대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7월 21일 공청회는 시작 전부터 반대 주민 1200명, 찬성 주민 400여 명이 몰려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호수공원 주변과 단독주택지역 등 일산신도시 내 주민들은 소음과 조망권 침해 등을 내세우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에 일산신도시 바깥인 풍동지구, 식사지구 주민들은 교통난 해소의 핵심 대책이라며 조속한 착공을 요구하고 있다.
찬반 양측은 각각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면서 고양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인신공격성 글까지 올라오는 등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또 경전철 노선에서 아예 제외돼 있는 덕양구 주민 일부는 “상대적으로 더 발전된 지역(일산)에서 배부른 다툼을 하지 말고 낙후된 덕양구에 경전철을 추진해 달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이처럼 민심은 갈라지고 있으나 고양시는 “반대 주민들에게 경전철의 장점을 홍보해 반드시 건설하겠다”는 원칙론을 밝히고 있을 뿐 공청회나 토론회 등 구체적 일정은 아직 잡지 못하고 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