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6970원 든 현금카드 받았다 700만원 벌금

  • 입력 2008년 8월 16일 02시 59분


한 공무원이 공사업체 직원에게서 잔액 6970원인 현금카드를 받았다가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 11부는 배임수재미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경기도 모 시청 5급 공무원 김모 씨에 대해 이같이 선고하고 김 씨에게 카드를 준 모 업체 직원 황모 씨에겐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김 씨는 2005년 “환경관리공단이 주관한 인천 강화군 하수도정비공사 설계 적격심사위원으로 위촉됐으니 심사장으로 나오라”는 통보를 심사 당일 오전 4시 반에 받았다.

김 씨는 통보 한 시간 뒤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아파트 앞으로 찾아온 황 씨에게서 “설계가 비슷하다면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현금카드가 든 지갑을 받았다.

그러나 김 씨는 심사장에서 국무총리실 감찰반에 현금카드를 받은 사실을 적발당했고 현금카드의 잔액은 6970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황 씨가 강제로 뒷주머니에 넣어 돌려줄 생각이었다”고 해명했고 황 씨는 “인사 차원에서 50만 원 정도를 넣어줄 생각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기존 입출금액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인 점으로 미뤄 피고인들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수원=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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