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 체포조 첫 투입… 색소 물대포 발사
“불법시위 배후 조종 ‘몸통’ 검거에 총력”
경찰은 15일 오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대가 서울 도심의 도로를 점거하고 야간 시위를 벌이자 초반부터 적극적인 검거 작전을 펼치며 강경하게 대응했다.
경찰은 오후 7시부터 서울 중구 한국은행 일대에 모인 시위대가 거듭된 해산 명령에 불응하자 오후 8시경부터 색소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 해산 및 검거에 나섰다.
특히 경찰은 경찰기동대의 한 개 중대를 사복 체포 전담조로 구성해 시위대 검거에 투입했다. 오후 8시 15분경에는 색소 물대포를 맞은 강기갑 의원을 경찰이 연행하려다 이를 제지하는 시위대와 충돌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이들 시위대의 제지로 연행되지는 않았다. 이날 오후 11시경까지 경찰에 연행된 시위자는 144명이었다.
경찰의 이 같은 적극적인 진압에 시위대는 오후 9시경부터 종로2가, 명동성당 앞, 을지로 일대 등으로 수백 명씩 흩어져 게릴라성 시위를 벌였다. 색소 물대포를 맞은 시위대 중 일부는 남대문시장에서 옷을 사서 바꿔 입기도 했다.
오후 9시 반경 종로2가 방향으로 이동하던 시위대 중 일부는 중구 장교동 근처에서 경찰 호송차량 2대와 경찰버스 2대를 둘러싸고 창문과 문을 부수기도 했다.
이들은 차량 안에 있던 경찰관들을 끌어내려고 했으나 근처에 있던 전·의경들이 오자 다시 인도 위로 피했다. 수백 명씩 흩어진 시위대들은 경찰이 안 보이면 도로로 나오려 했다.
그러나 시위대가 이런 모습을 보일 때마다 경찰은 전·의경들을 대거 투입해 시위대를 인도로 몰아냈고 저항하는 시위대는 연행했다. 경찰의 강경 대응에 밀린 시위대는 오후 11시경부터 급격히 줄어들었다.
한편 경찰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과정에서 경찰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차도를 점거하는 등 불법시위를 기획하고 주도한 핵심 지도부를 검거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5일 “지금까지는 현장에서 불법적인 폭력을 휘두른 단순 가담자를 주로 검거했지만, 앞으로는 배후에서 시위를 선동하고 조종한 ‘몸통’을 검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위원장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한상렬 공동대표를 체포했다.
경찰의 최우선 검거 대상은 그간 3차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진보연대 오종렬 공동대표, 주재준 사무처장과 한국대학생연합 강민욱(광운대 총학생회장) 의장 등이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