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중학교 3학년 화학 올림피아드를 앞두고 현재 과학고 1학년인 작은 애를 서울 강남 지역의 한 과학 전문 학원에 데려간 적이 있다. 아이는 학원에 다닐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학원에서는 이미 일반화학 진도가 끝나 수업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고 준비가 너무 늦은 건 아닌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는 집에서 가까운 동네 학원을 다녔고 화학 올림피아드에서 동상을 타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 때 올림피아드 준비는 최소 2년 전부터 해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과학고 준비생에게 매년 하반기는 ‘올림피아드 시즌’이다. 7월 지구과학 올림피아드를 시작으로 화학(8월), 생물(9월) 올림피아드 등이 잇달아 열린다. 각 학회는 성적우수자를 선발해 캠프를 열어 국제 올림피아드 대표를 4∼8명 선발한다. 국제대표는 서울대, KAIST 등 국내 상위권 대학 특차전형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 학생은 올림피아드 수준으로 공부하면 자연스레 과학고 입시 준비를 할 수 있어 올림피아드 공부에 열을 올리지만 반드시 학원이 필요한 건 아니다. 지난해 생물올림피아드 대상을 탄 M 군은 학원을 다니지 않았다. 백과사전을 열 번 이상 읽으면서 거의 외울 정도로 공부했다. 자신의 실력에 맞게 올림피아드 대비전략을 세워 꾸준히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
과목별 올림피아드 준비법을 간략히 알아보자. 수학은 출제범위는 중학교 교육과정이지만 고등학교 수준을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온다. 고등학교 교과수준 ‘10-가/나’를 공부해야 한다.
물리는 개념 위주의 이해력을 묻는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 고교과정 물리Ⅰ까지 공부하는 것이 좋다. 경시대회 출제범위에 있는 일반물리학 개념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화학은 범위가 넓은 편이다. 중학교 화학심화 부분, 고등학교 화학과정을 꼼꼼하게 정리하고, 출제 범위 내에 있는 일반화학 부분까지 공부해야 한다.
생물은 고교 전 과정에 대한 선행학습이 필요하다. 일반생물학을 알아두면 입상에 유리하다.
지구과학은 중학교 교과과정부터 고등학교 지구과학Ⅱ까지의 범위에서 심화 문제가 출제되므로 해당 범위에 관련된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좋다.
천문은 고교과정 지구과학Ⅱ에 나오는 심화내용까지 충분히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주로의 여행 등 일반 천문관련 도서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된다.
과학고 입시 준비는 우공이산(愚公移山·어리석은 농부가 산을 옮긴다)이다. 꾸준히 공부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박윤희 하늘교육 인천계산교육원 상담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