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거실 한쪽에 도서관… 책과 함께 놀아요

  • 입력 2008년 8월 25일 03시 00분


생활속에서 책읽기 습관 들이기

《권경희(35·경기 성남시 분당구) 주부는 30개월 된 딸을 위해 거실 한쪽 구석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었다. 그동안 집안 여기저기에 적당히 꽂아 두었던 단행본 80여 권과 한 세트에 50∼60권이 넘는 전집을 모두 한 곳으로 모아 정리하고 나니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도서관이 탄생한 것. 덕분에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던 책들로 오랜만에 가족들의 관심이 쏠렸다. 그뿐인가. 자연스레 책을 집어 들고 흥미를 보이는 딸을 보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하는 습관을 들인 아이는 학습능력은 물론 글쓰기 능력까지 습득하게 된다고 하니 앞으로 작은 도서관이 가져다 줄 혜택에 기대가 크다. 자녀가 자연스럽게 책 읽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독서환경을 바꿔보자. 아이의 이름을 건 도서관을 만들어 주는 건 어떨까?》

○ 책이 있는 놀이터를 만들자!

요즘 거실을 도서관으로 꾸며 온 가족을 위한 독서 공간으로 활용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 집으로 돌아오면 각자 자기 방으로 뿔뿔이 흩어지거나 다같이 거실에 앉아 TV를 보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책을 읽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뿌듯하다.

거실에서 온 가족이 함께 독서를 하면 자녀는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부모와 공감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고, 정서적 만족과 안정감까지 얻을 수 있다. ‘거실 도서관’ 자체가 살아 있는 교육의 장인 것이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도서관에서 책을 장난감 삼아 함께 놀아 줄 수도 있다. 책을 ‘바르게 앉아 조용히 읽어야만 하는 것’이라 강요하지 말자. 우선 아이가 책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관건이다. 책들을 삼각형 모양으로 세워 집을 지을 수도 있고, 책으로 학교놀이도 할 수 있다. 도서관은 언제든 ‘책 놀이방’으로 변신할 수 있는 것이다.

책을 정리하고 깨끗하게 보관하는 데만 관심을 기울이지 말고 도서관을 아이의 자유공간으로 허락해 주자. 아이는 도서관에서 놀고 즐기는 가운데 책과 친해지고, 어느 순간 책을 펼쳐들고 읽게 될 것이다.

일 년에 한 번도 들춰보지 않는 고급 양장 책들이 근엄하게 꽂힌 딱딱한 서재는 가라! 펼치면 재미있는 세상이 시작되는 놀이터로 도서관을 변신시켜 보자.

○ 도서관을 위한 역할을 주자

아이의 이름을 건 도서관이라도 기본적인 정리와 유지, 관리는 대부분 부모가 도맡는다. 아이가 도서관에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재미있게 읽은 책에는 별 스티커를, 친구들이 빌려 간 책 표지에는 꽃 스티커를 붙이는 등 작은 일거리를 아이의 몫으로 구분해 주자. 아이는 책에 붙어 있는 스티커 개수를 새며 동화책들의 인기 순위도 매길 수 있다.

친구들을 초대하는 날에는 진열대를 만들어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 가장 인기가 많은 동화책을 진열해 두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는 자신이 붙인 스티커를 보며 작은 역할을 통해 큰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 도서관 운영의 재미를 느끼게 하자

아이가 한글을 쓸 수 있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 목록, 친구에게 빌려준 책,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 반납일 등을 꼼꼼히 기록하도록 해보자.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책에 대한 애정을 키우고 도서관을 운영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보통 도서관의 책들은 철학 종교 사회과학 순수과학 기술과학 예술 언어 문학 역사 지리로 분류된다. 도서관을 드나들면서 한 번쯤은 사서의 도움을 받아 도서관 도서 분류 체계를 안내 받는 기회를 갖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들도 체계적인 시각으로 도서관을 활용하고 책을 고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아이가 초등학교로 올라가면 가정마다 제법 다양한 종류의 책을 구비하게 된다. 이때는 아이에게 책을 종류별로 정리하도록 해 ‘진짜 도서관’의 면모를 갖춰보는 것이 좋다. 부모는 아이가 나름대로의 분류체계를 세우고 효율적으로 공간을 활용해 책을 관리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면 된다.

아이는 책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과 전혀 무관심한 영역들을 확인하게 된다. 부모는 아이의 독서 편식에 대해 인식하고, 새로운 영역의 책이나 유난히 아이가 무관심한 영역에 관련된 책을 구입해 살며시 책꽂이에 꽂아 주는 것이 좋다.

○ 온 가족이 함께하는 독서 시간

아이의 책뿐만 아니라 부모가 읽을 만한 책도 도서관 한쪽에 마련해 놓자. 거실에서 온 가족이 책을 읽는 것이야말로 살아있는 독서교육이다. 독서습관이나 독서환경은 이렇듯 자연스럽게 가정 안에서 조성되고 아이의 일상 속에 녹아들어가는 것이다.

온 가족이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지려면 부모의 절대적인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먼저 온 가족이 거실 도서관에 모이는 시간을 정하자. 강제적으로 시키기보다는 부모 먼저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 독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좋다.

매년 가족 구성원들 중 독서왕을 뽑아 시상을 하는 방법도 활용해 볼 수 있다. 독서 그래프를 만들어 벽에 붙여 놓고 각자의 독서량을 한눈에 볼 수 있게 그래프를 그리거나 스티커를 붙이자. 가족끼리 경쟁하는 분위기는 함께하는 독서 시간을 정착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 책을 통해 사회성을 기르기

몇몇 가정이 모둠을 이루어 각 가정에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며 소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부 이은주(37) 씨는 일주일에 한 번 다섯 살 또래 아이 엄마들과 함께 모둠의 한 가정에 마련된 도서관을 방문한다.

아이들은 매주 이날에 맞춰 친구와 바꿔 읽을 책을 챙겨두었다가 도서관에 모여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매주 돌아가며 다른 집을 찾아가기 때문에 아이는 책을 빌려주고 빌려 읽으면서 사회성도 기를 수 있다.

아이는 자신이 재미있게 읽은 책을 친구들에게 소개하면서 재미를 느끼게 되고, 매주 친구들의 도서관에 놀러가는 시간을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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