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어촌 군단위 82곳 기숙형 공립고 발표

  • 입력 2008년 8월 26일 19시 52분


2010년부터 전체 농산어촌 지역 학생의 6.6%인 1만4591명이 기숙사가 갖추어진 공립고에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6일 인천 강화고 등 군(群) 단위 농산어촌 지역 82개 고교를 기숙형 공립고로 선정해 발표했다.

선정된 학교는 올해 하반기부터 규모에 따라 7억~130억 원을 지원받아 냉난방 시설이 완비된 2~4인 1실 형태의 기숙사를 건립하게 된다.

●학생 선발 방법은 학교 자율

교과부는 전국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지역의 우수고를 중심으로 기숙형 공립고 90곳을 추천받아 현장점검과 두 차례 심의를 거쳐 최종 82곳을 선정했다.

교과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선정된 학교당 평균 30억 원 씩 모두 3137억 원을 기숙사 건립비용으로 지원한다.

기숙형 공립고는 낙후한 지역의 학생들이 24시간 학교에서 생활하며 수준 높은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기숙사를 갖춘 학교로, 이명박 대통령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대선 공약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

기숙형 공립고의 학생 선발 방식은 해당 시도교육청과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시도 교육감은 해당 지역 기숙형 공립고를 자율학교로 지정해 교육과정 운영, 학사운영 등에서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하고 교장공모제, 교사초빙제 등을 통해 우수 교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선정된 학교 중 80개 교는 비평준화 지역에 있기 때문에 이미 학교별 입학 전형이 마련돼 있다.

성삼제 교과부 학교제도기획과장은 "평준화 지역에 있는 2개 학교는 추첨 배정해야 하지만, 교육청이 '자율학교'로 지정하면 별도의 선발 전형을 갖출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학교별 구체적인 학생 선발 방법은 내년 9월 이전에 발표할 예정이다.

●중소 도시와 사립고로도 확대 검토

교과부는 기숙형 공립고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가칭 '기숙형 고교 협의회'를 구성, 매년 입학설명회를 공동 개최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주기적으로 협의회를 통한 학교운영과 교육 프로그램 평가도 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또 도농 복합 중소 도시 고교와 사립고교까지 기숙형 학교 지정 확대를 검토 중이며, 기숙형 공립고로 지정되지 못한 나머지 학교들에 대한 지원 계획도 마련할 방침이다.

그러나 기숙형 공립고가 도농간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오히려 농산어촌 지역 학교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인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기숙형 공립고가 전인교육, 인성교육 강화를 표방하지만, 결국 입시 위주의 '기숙형 학원'으로 전락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낙후 지역의 교육력 향상을 꾀하겠다는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선정되지 않은 학교의 상대적 박탈감 등 역기능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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