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못 딴 것도 서러운데….’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데 그친 이집트 선수단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정부의 조사를 받게 됐다.
이집트 관영 메나통신은 27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최근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성과를 사정할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집트 정부는 조사특위를 이번 주말까지 구성해 각 선수가 올림픽 경기에서 낸 실제 성적과 경기 전에 기대됐던 성적 등을 비교 평가하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조사특위에는 태만하게 경기를 운영한 선수들을 처벌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됐다.
이처럼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에 대해 정부 차원의 조사까지 벌이게 된 것은 부진한 성적으로 인한 국민의 분노와 실망 때문.
실제로 많은 이집트 국민은 올림픽 일정이 반이 지나도 자국 선수단이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두지 못하자 실망의 목소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대회 후반에는 올림픽 방영 TV 시청률이 뚝 떨어졌다.
이집트 정부가 이번 올림픽 출전에 쏟아 부은 돈은 6000만 이집트파운드(약 122억 원). 국민의 40%가 빈곤층인 이집트의 소득 수준으로 볼 때 이는 엄청나게 많은 액수다. 이집트 언론들도 “선수단이 세계인들 앞에서 이집트를 망신시켰다”고 질타했다.
이집트는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