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갯벌에 농게 칠게 갈게 도둑게 방게 콩게가 살고 있대요. 종류가 엄청 많네요.”
“그래, 게뿐만 아니라 철새와 곤충, 어패류가 어우러져 살아간단다. 그래서 갯벌을 ‘생태계의 보고’라고 부르는 거야.”
주부 김윤정(38) 씨는 24일 초등학생 아들(9)과 함께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습지생태공원 전시관을 찾았다.
그는 각종 전시물을 통해 갯벌이 바다와 육지의 경계지대로 두 생태계에 서식하는 생물의 다양성을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아들에게 일깨워줬다. 또 1970년대까지 전국 최대 소금 생산지였던 소래염전의 역사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김 씨는 “시내에서 가까운 데다 갯벌체험도 할 수 있어 현장학습장으로 더없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시가 32억 원을 투자해 만든 소래습지생태공원 전시관이 지난달 문을 열었다. 면적 156만1000m².
1층 전시실은 크게 4개 관으로 구성돼 있다. 1관은 공원 곳곳에 펼쳐져 있는 습지의 생태를 학습하는 공간이다.
2관에서는 인천의 갯벌에 서식하는 생물을 볼 수 있다. 수백 종이 넘는 어류와 갑각류, 연체동물, 갯지렁이, 바닷새 등이 서식하고 있음을 알리는 전시물을 통해 갯벌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3관에서는 바닷물을 햇볕에 말려 천일염(天日鹽)을 생산하는 과정과 소래염전의 역사를 소개한다. 일제강점기 소래염전에서 생산한 소금을 폭이 좁은 수인선 협궤열차를 이용해 소래포구나 인천항으로 옮겨 배에 실어 일본으로 가져갔다. 이렇게 운반된 소금은 생필품은 물론 화약을 제조하기 위한 군수품으로 썼다. 소래염전에서 60여 년간 소금을 생산해 오다 1988년부터 수입 소금에 밀려 천일염을 만들지 않게 된 사실도 알 수 있다.
4관은 자연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공간이다.
2층에서는 ‘영상으로 보는 소래갯벌’을 상영하고 3층 전망대에서는 망원경으로 철새가 모여든 갯벌을 볼 수 있다.
전시관 옆 염전학습장에서는 인부들이 염전에서 소금을 긁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체험도 가능하다.
오전 10시∼오후 6시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은 쉰다.
20명 이상 단체 예약할 경우 관람이 끝나면 소래염전에서 생산한 천일염(500g)을 나눠준다. 입장료는 없다. 032-435-7076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