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사람/찾아가는 음악회 여는 박명기 문예회관장

  • 입력 2008년 8월 29일 07시 38분


“불러만 주시면 어디든지 달려가 연주회를 열려고 해요. 수준 높은 공연에 대한 지역민들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가만히 앉아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청중을 찾아 나서려고 합니다.”

‘박관장의 음악이야기’라는 제목으로 29일 대구경북연구원 1층 로비에서 이곳 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음악회’를 여는 대구문화예술회관 박명기(55) 관장.

그는 28일 “이번 공연을 계기로 ‘음악과 함께하는 직장’을 만드는 분위기가 지역사회 곳곳으로 확산되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관장의 음악이야기’는 올해 5월부터 대구문화예술회관 메세나홀에서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에 열리고 있다.

그가 직접 해설을 하며 진행해 온 이 음악회는 매회 100∼200여 명의 관객이 찾는 등 나름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주부와 자영업자, 작가 등이 이 음악회의 단골.

명품 공연을 한번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자신의 성과 직책을 넣어 연주회 제목을 정했다는 그는 “반응이 너무 좋아 정기 연주회와는 별도로 이달부터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구경북연구원 홍철 원장이 정기 공연을 관람한 후 ‘연구원 로비에서 음악회를 한번 열어주면 좋겠다’고 요청해 흔쾌히 받아들였다”며 “앞으로 시민들이 원하면 어느 곳이라도 달려가 음악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1시간 반가량 열리는 ‘박관장의 음악이야기’는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연주자와 관객의 거리가 2, 3m로 가까워 청중이 음악에 몰입하기가 쉽다.

연주자도 대부분 20, 30대로 뛰어난 기량에 비해 이름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유망주들이며 연주 작품도 아름다운 선율이면서 잘 연주되지 않는 곡 위주로 선정된다.

음악회가 끝나면 참가자들은 파스타와 샐러드, 케이크 등 점심식사를 하며 친목도 다진다.

박 관장은 “오페라, 성악, 교향곡, 작곡, 지휘, 이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해설을 하고 연주 중간에 시 낭송과 문학과 인생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들려준 뒤 토론을 하며 위대한 예술가들의 치열한 삶을 탐구한다”고 말했다.

2006년 대구지방경찰청과 교류협약을 맺고 지역의 경찰관들을 위한 공연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는 그는 최근 대구문화예술회관 입구의 담장도 없앴다.

그는 “의미 있고 재미있는 공연을 꾸준히 열어 대구문화예술회관을 시민들의 오감을 만족시켜 주는 요람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 출신인 그는 계명대 음대와 연세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시립오페라단 음악감독 및 제작감독, 한국오페라연구소 대표 등을 지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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