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 최대 고객 음식 불편 없어야죠”
주방장-종업원 대부분 중국인… 9일 오픈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의 수가 매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엔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 106만8925명을 기록했다. 올해 7월 현재 중국 관광객 수는 66만314명.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나 증가했다. 한국 관광 시장의 가장 큰 고객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관광객이지만 이들이 가장 많은 불편을 호소하는 것은 음식이다. 》
한국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할 때 한식을 먹고 싶어 하는 것처럼 중국 관광객들 역시 고향의 맛을 느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서울에서 그런 음식점을 찾기란 힘들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마포구 동교·연남 차이나타운에 중국인들을 겨냥한 고품격 음식점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마무리 공사 중인 ‘동차오(東橋)’라는 이름의 이 식당은 9일 문을 연다. 동교·연남 차이나타운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이 지역에 중국 관광객을 위한 기반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요리사, 종업원도 중국에서 영입=동차오의 운영은 서울시의 자회사인 서울관광마케팅㈜이 맡는다.
서울관광마케팅㈜ 관계자는 “패키지 상품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대다수 중국 관광객들은 단가를 맞추기 위해 질 낮은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싸지 않으면서도 중국 부유층 여행자들의 눈높이에 맞게끔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차오의 주방장과 종업원 대다수는 중국 본토에서 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예약에 따라 상하이, 광저우, 쓰촨 등 지역별 중국 전통 음식을 마련한다.
내부 역시 중국의 전통 성(城)을 연상하도록 꾸민다. 모든 건축 자재를 중국에서 들여왔다. 이 중 문틀은 300년 이상 된 것이다. 중국 시안(西安) 시에서 기증받은 진시황제 병마용 병사 모형도 전시한다.
식사를 하면서 한국 관광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각종 안내 팸플릿을 비치하고 홍보 영상도 상영한다.
차이나타운을 찾는 한국인들도 이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인 고객을 위해서는 화교 주방장이 따로 음식을 만든다.
▽차이나타운 첫발=동차오가 들어서는 동교동 삼거리 주변은 동교·연남 차이나타운 내 조성되는 중국 문화 거리의 출발점과 가깝다. 시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당긴다는 의미로 동차오를 차이나타운 마그넷(Magnet·자석) 시설이라고 부른다.
기대에 걸맞게 9일 개관식은 성대하게 펼쳐진다. 서울시에서는 라진구 행정1부시장과 구삼열 서울관광마케팅㈜ 사장, 서울시 홍보대사인 최불암 씨 등이 참석한다. 중국 측에서는 닝푸쿠이(寧賦魁) 주한 중국대사가 축사를 할 예정. TV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했던 중국인 손요 씨와 대만인 허이령 씨도 행사에 초대받았다.
이들은 사자 모형이 입에 물고 있는 금줄을 당겨 식당 입구를 공개하고, 번영의 뜻을 담아 사자탈에 눈을 그리는 웅사점정(雄獅點睛) 의식을 거행한다.
한편 동교동 입구에서 연남동까지 1.2km 구간에 조성되는 중국문화거리는 올해 말경 착공해 내년 상반기 중 완공할 계획이다. 내년 초가 되면 서울시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차이나타운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