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최세훈)는 3일 동양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양메이저가 지난해 법정관리 중이던 한일합섬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과 관련해 현재현(59) 동양그룹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현 회장을 상대로 한일합섬 인수과정에서 인수대상기업의 자산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자금차입 매수(LBO)’ 방식을 적용한 경위와 추모(49·구속 기소) 동양메이저 건설부문 대표가 한일합섬 이모(61·구속 기소) 전 부사장에게 거액을 건넨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추 대표는 지난해 4월 이 전 부사장에게 “한일합섬 인수기업으로 동양메이저를 추천해 달라”며 18억여 원을 건네고 인수과정에서 받은 대출금 가운데 1700억 원을 한일합섬 자산으로 갚아 손해를 입힌 혐의(배임 등)로 지난달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추 대표가 당시 그룹 구조조정과 한일합섬 인수 합병을 총괄한 핵심 인물이었다는 점으로 비춰볼 때 현 회장이 추 대표가 주도한 불법적인 한일합섬 인수 과정을 알고 있었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그룹 측은 “동양메이저 보유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했다”며 “추 대표가 건넨 돈은 경영 자문료 성격이며 이 과정에 현 회장이 개입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