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상권, 직원들 생활패턴 변화로 희비 엇갈려
취미- 음식업계 호황… 협력업체 매출 감소 우려
현대자동차 노사의 ‘2009년 9월부터 주간 연속 2교대제 실시’ 잠정 합의가 울산지역 상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될 현대차 직원들의 다양한 취미활동으로 레포츠 업계는 호황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협력업체들은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사라지는 심야작업=4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잠정 합의안이 가결되면 주간 연속 2교대제의 근무시간은 1조는 오전 6시 반부터 오후 3시 10분까지 8시간, 2조는 오후 3시 10분부터 밤 12시 50분까지(연장근무 50분 포함) 9시간으로 조정된다.
현대차의 현재 근무시간은 주간조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 50분까지(잔업 2시간 포함), 야간조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각각 10시간으로 돼 있다. 10+10시간의 현 근무체제는 1967년 12월 현대차 창립 이후 실시돼 왔다.
▽지역 업소 희비 엇갈려=현대차 울산공장 근무 직영 직원은 2만7000여 명, 사내 협력업체 직원은 6500여 명으로 3만3500여 명이 내년부터 심야작업을 하지 않게 된다.
이를 가장 반기는 쪽은 레포츠 업계와 유흥업소. 2조로 배정받은 직원들이 밤 12시경 퇴근한 뒤 다음 날 오후 출근시간 전까지 운동과 낚시 등 취미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돼 레포츠 업계는 호황을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밤 12시경에 퇴근하면서 식당과 술집 등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현대차 직원들이 많이 살고 있는 북구와 울산공장 주변 상가는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심야작업 폐지를 걱정하는 업소도 없지 않다. 남편의 야간 근무에 맞춰 빈번했던 부인들의 저녁 시간대 모임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여 이들을 상대로 한 업소는 매출이 줄어들 것을 걱정하고 있다.
현대차 협력업체들은 원청업체의 근무시간 감소에 따른 매출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협력회 문채수 부회장은 “노사가 합의안을 마련한 것은 축하할 일”이라며 “주간 연속 2교대제 실시에 따른 생산물량 감소가 없어야 협력업체들도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입사 21년차인 이모(46) 씨는 “심야작업을 마치고 나면 녹초가 돼 남들이 출근하는 시간에 집에서 잠을 청하지만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 일쑤”라며 “내년부터는 취미활동을 많이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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