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문제에 ‘딴지’를 거는 다큐멘터리 영화 ‘군대?’를 준비 중인 강 씨는 최근 병역 거부 하는 100명을 모아 함께 감옥가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강 씨는 최근 ‘대학 내일’ 434호에 기고한 ‘태환아, 너도 군대 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마린보이, 난 자칭(!) ‘영화감독’ 강의석이야. 2009년 2월 완성될 블록버스터 다큐 ‘군대?’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을 예정”이라며 “그렇게 되면 ‘국위선양’의 이름으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게 되겠지만 나는 그 혜택을 거부하고 감옥에 갈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22명이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다”며 “한국 야구가 세계 정상이 되는 과정에서 승엽이 형은 ‘병역면제브로커’란 별명을 얻었고, 대호 형은 ‘병역혜택이 걸린 준결승이 더 떨렸다. 군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은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기뻐했지”고 말했다.
그는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노력해서 딴 메달이 ‘징병면제’란 이름으로 선수들의 공적을 위한 하사품이 되는 것”이라며 “로마시대 상대를 죽이면 자유민으로 풀어주는 노예 검투사가 떠오른 달까, 또 무엇이 국가의 명예를 높이는 지 기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설령 국위선양을 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병역특례로 이어지는 과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일반인보다 전투력이 몇 배 센 태권도 금메달리스트가, 힘을 써야 할 군대에서 빠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원치 않는 병역의무를 강요하는 건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 제10조를 무시하는 거고, 올림픽 선수와 일반인을 차별하는 것은 헌법 제11조 ‘법 앞의 평등’을 깨버리는 것”이라며 “툭 까놓고 내가 2년 군대에 있었으니 너도 2년 낭비해야 한다는, 병역특례고 뭐고 태환이 너도 군대 가고, 여자도 군대 가라는 푸념 아닐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군대로 인해 이 세상에 더 많은 폭력이 만들어진다고 생각 한다”며 “평화를 위해서는 전 세계에서 군사제도가 사라져야 하고, 그 변화를 위해 나와 친구들이 군대 대신 감옥 가기 100인 캠페인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씨는 박 선수에게 “지금까지 18명이 모였는데 네가 19번째 사람이 되어, 10월 1일 국군의 날에 ‘비무장은 아름답다!’는 누드 시위를 함께 해 보지 않겠냐”고 병역거부 캠페인 합류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강 씨는 4일 통화에서 “올림픽에서 병역특례가 주어지고, 이를 통해 군대에 안 가는 것이 공개적으로 정말 기쁜 일이 되는 걸 꼬집으려고 이 글을 썼다”며 “글을 쓴 뒤 주변에서 재미있다는 반응부터, 뼈 빠지게 수영해서 국위 선양한 박태환을 걸고 넘어 진다, 반말 투가 마음에 안 든다, 이상한 정신세계의 소유자라는 말까지 다양하게 듣고 있다”고 전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