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가 4일 올해 신입생의 출신 지역을 조사한 결과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대학들의 신입생이 대구와 경북 출신에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점 국립대인 경북대의 경우 올해 신입생 4199명 가운데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학생은 1.6%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대구 출신은 63%, 경북 출신은 16.5%로 예년과 비슷했다. ▶표 참조
대구대와 대구가톨릭대는 수도권 출신 비율이 3%로 상대적으로 조금 높았으나 대구와 경북 출신이 80%가량으로 다른 대학과 별 차이가 없었다.
수도권 출신이 5%를 넘은 대학은 경일대와 안동대, 동양대였다. 안동대는 수도권 출신이 6.4%였고, 경북 출신은 63%가량이었다.
수도권 출신이 단연 많은 곳은 동양대였다. 동양대는 신입생 1214명 가운데 수도권 출신이 절반 정도인 48%를 차지했다. 지방대 중 수도권 고교 출신이 가장 많은 편에 속한다.
이에 대해 동양대 최성해 총장은 “‘공무원 사관학교’ 같은 특성화와 적극적인 인성교육을 기반으로 수도권 학생 유치에 나선 결과”라고 말했다. 이 대학 신입생 중에는 서울 강남구 출신이 18명이었다.
학과 중에는 경일대 사진영상학부가 눈길을 끌었다. 신입생 93명 가운데 수도권 고교 출신이 49명으로 5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의 39%보다 훨씬 높아진 것이다.
서울 출신인 1학년 박인환(20) 씨는 “집에서 멀지만 학과의 브랜드가 좋고 교육환경도 우수해 경일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전국의 지방대 가운데 각 지역에서 골고루 학생이 찾아오는 곳은 전북 익산시의 원광대.
원광대 신입생 4500명 가운데 전북 출신은 47%, 수도권 출신은 25% 정도다. 그 외 충청권, 광주, 영남권 등에서 골고루 진학했다. 출신 고교도 총 950곳이었다.
원광대 관계자는 “이전에는 전북 출신이 60%대였는데 지금은 역전됐다”며 “지역 학생 감소에 대비하고 전국적 대학의 위상을 갖추기 위해 수도권 학생 비율이 점차 높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산에 있는 한 대학의 총장은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추는 게 시급하다”며 “대학이 있는 지역에서 대부분의 신입생을 충원하는 ‘동네대학’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만 대책을 세우는 게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