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향기를 그려 볼까… 엉덩이로 박자 맞출까…”
머리보다 오감 자극… 유아 상상력-호기심 쑥쑥
취학 전 자녀를 둔 부모 사이에서 오감교육이 인기다. 흥미진진한 놀이를 통해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의 오감을 자극하는 오감교육. 이론 학습보다 감각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민첩하게 받아들이는 이 연령대 아이들에게 교육효과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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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져라, 그러면 반응하리라
오감교육은 놀이를 통해 아이의 지적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 두부 케이크 만들기를 예로 들어보자. 먼저 두부를 으깨 맛을 보면서 아이는 감촉을 ‘배운다’. 또 케이크를 두 조각, 다시 네 조각으로 나누면서 자연스레 숫자를 익힌다.
2∼7세 유아는 오감을 통해 사물을 분류하고 정보를 축적하므로 발달단계에 따라 효과적인 활동이 따로 있다.
2, 3세는 손을 많이 움직여 뇌 발달에 도움을 주는 놀이가 좋다. 구슬, 털실, 굵은 소금 같은 도구를 이용해 촉각을 자극한다. 처음엔 단순히 감각을 익히는 활동으로 시작하고, 점차 밀가루와 모래, 플라스틱과 나무토막 등 비슷한 감촉과 다른 감촉의 사물들을 만지고 느끼게 하는 ‘비교 놀이’로 발전시키면 집중력과 관찰력까지 키울 수 있다.
3세 이상은 느낀 감각을 그림이나 소리로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보고 만지고 듣고 맛볼 때 곁에서 “어떤 기분이니?” “무엇과 비슷할까?” 하고 계속 질문을 해줘 아이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찾도록 돕는다.
오감교육은 정해진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라 주어진 과제에 새로운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아이가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창의력과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핵심.
○ 엄마도 당장 할 수 있는 오감교육
오감교육은 특별한 게 아니다. 집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주방에 있는 주걱과 냄비, 분유통과 젓가락도 청각교육에 쓰기엔 충분하다. 요구르트 병에 쌀과 콩을 넣고 노래에 맞춰 흔든다. 다시 쌀과 콩을 유리병과 캔에 넣어보며 소리의 변화를 관찰하면 청각을 효과적으로 자극하게 된다. 엄마와 아이가 스카프의 양끝을 잡고 음악에 맞춰 스카프를 부드럽게 흔들거나 가볍게 뛰며 위 아래로 빠르게 움직이는 놀이도 좋다. 빠른 음악과 느린 음악을 틀어준 뒤 상상력을 동원해 몸으로 표현하게 하거나 소리를 그림으로 그리게 해보자.
시각 발달을 위해서는 색종이 놀이가 대표적. 다양한 색깔의 색종이를 손으로 찢으며 색을 익힌다. 베란다 창문에 물을 바르고 그 위에 형형색색의 색종이를 붙여놓은 뒤 엄마가 외치는 색을 자녀가 달려가 찾아내 본다. 사과나 포도, 배 같은 과일을 먹으면서 우체통, 은행잎처럼 같은 색 사물을 찾아보는 놀이도 좋다.
주머니 안에 장난감 지우개 사탕을 넣고 손을 넣어 촉감으로 사물을 알아맞혀 보는 ‘주머니 놀이’, 눈을 가린 뒤 별 동그라미 세모 등 다양한 모양으로 자른 오이나 당근을 입에 넣고 모양을 알아맞히는 놀이는 간단하면서도 재미나게 따라할 수 있는 오감교육이다. 털실이나 울퉁불퉁한 석류를 만지게 하고 연상되는 동물을 말해보게 하는 방법도 있다.
동화책을 읽고 역할놀이를 해보는 것도 오감교육 중 하나. 또래 친구들과 ‘왕자와 거지’를 읽은 뒤 한 아이는 신문지로 거지 옷을 만들고, 또 다른 아이는 왕자가 쓸 화려한 모자를 만들어 역할놀이를 하는 것. 동화책 내용을 재현한 뒤 이야기를 자유롭게 확장시켜 그 뒤에 이어질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해 연기해볼 수도 있다.
○ 오감교육 전문 업체들
오감교육을 진행하는 전문 업체도 있다. 이런 업체들을 이용하면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씽크스퀘어, 킨더슐레, 야마하뮤직스쿨, 위즈아일랜드 등은 음악 체육 미술 같은 다양한 활동경험을 통해 감각과 지식을 습득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업체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통상 만 3세부터는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연령별로 반이 구성되며 일주일에 한 번, 50분에서 1시간 동안 수업이 진행된다. 교육비는 한 달 10만원 안팎. 주 2회, 5회 수업을 하는 곳도 있다.
아동교육연구소 박용준 이사는 “재미난 놀이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기 때문에 ‘지각’이나 ‘맨틀’ 같은 어려운 용어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공부와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는 게 오감교육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