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1∼6월) 중 한국 가정들이 지출한 교육비가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총 15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 소비지출 중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사상 최고 수준인 6.2%로 높아졌다. 전반적으로 물가가 올랐지만 학원비 등 사교육비가 이보다 더 올랐기 때문이었다.
고(高)유가의 영향으로 교통비가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많이 올랐다. 하지만 술, 옷, 신발 등의 소비 비중은 감소세를 보였다.
7일 한국은행의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한국 가계의 상반기 전체 소비지출은 243조988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5조2941억 원보다 8.3%(18조6944억 원) 증가했다.
이 중 교육비 지출은 15조33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조7772억 원)보다 9.1%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교육비 지출 증가율로는 2003년의 11.3%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가계 소비지출에서 교육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상반기 기준)은 2000년 4.9%, 2002년 5.2%, 2004년 5.9%, 2006년 6.0%, 올해 6.2% 등으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살림이 빠듯해지고, 학원비가 올라도 자녀에게 들이는 교육비 지출은 줄이지 않는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의 상반기 교통비 지출 증가율도 11.4%로 2000년(13.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교통비 지출 총액은 28조6757억 원으로 늘었다.
주류 및 담배 지출이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지난해 같은 기간(2.2%)보다 0.1%포인트 감소했다. 생활비 부담이 커진 많은 가정이 급하지 않은 소비를 우선적으로 줄이고 있는 것. 의류 및 신발 구입비의 비중도 4.2%로 작년 상반기 4.5%보다 낮아졌다. 통신비 비중은 지난해 5.1%에서 올해 5.0%로, 오락·문화비는 7.4%에서 7.3%로 각각 줄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