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기 연천군 연천읍 와초리 오명춘(46) 씨 배 밭에 가면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유리병을 만날 수 있다.
유리병 속에는 수확을 앞둔 배가 터질 듯한 몸을 자랑하며 얌전히 자리 잡고 있다.
이 ‘병배’는 연천군 농업기술센터가 1998년 발명특허를 받은 뒤 농가에 기술을 보급해 상용화된 제품이다.
꽃이 떨어지고 열매가 2cm쯤 자랐을 때 병을 씌워 그 속에서 자라도록 한다. 덕분에 유리병 입구보다 훨씬 몸집이 큰 배가 병 내부에 자리 잡는 신기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수확 후에는 유리병에 과실주용 소주를 붓는다. 거기에 특허기술의 하나인 천연물질을 첨가해 장기 보존이 가능하게 만든다고 한다.
병배의 경우 1년이 지나면 소주 빛깔이 엷은 노랑으로 변하고 점차 색이 진해지면서 한층 눈을 즐겁게 만든다는 게 기술센터의 설명이다.
포도도 열매가 작게 맺히기 시작할 때 유리병을 씌우는 방법으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병배는 개당 3만 원이고 병포도는 2만5000원이다. 올해는 27개 과수농가에서 배, 포도를 각각 5000개씩 생산할 예정이다.
신동준 농업기술센터 담당은 “먹기만 하던 과일을 보는 것으로 탈바꿈시키니 부가가치가 훨씬 높아져 과수 농가 소득 증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031-834-0100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