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의 대화’에 공무원 출연?…알고보니 “자막 실수”

  • 입력 2008년 9월 11일 13시 59분


‘대통령과의 대화’ 방송 화면 캡쳐
‘대통령과의 대화’ 방송 화면 캡쳐
지난 9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직업이 자영업자로 자막처리 된 국민 패널이 국토해양부를 담당하는 SH공사 직원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프로그램을 제작한 PD는 “자막 실수로 빚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방송 당시 첫 번 째 질문자로 나선 장모 씨는 자신을 “송파구 석촌동에 사는 사람”이라고 소개했고 화면에는 ‘자영업’이라고 자막이 나갔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기초반 리더십 부재와 국정 지지도 하락의 이유를 물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이 11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올린 동영상에서 이 시민 패널이 국토해양부 직원의 이름과 목소리가 똑같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공무원이 신분을 속이고 패널로 나와 질의 내용을 사전에 조율한 것이 아니냐는 반발이 빗발쳤다. “짜고 치는 고스톱”“국민과의 대화가 아니라 공무원과의 대화였다”는 비난도 이어졌다.


▲ 영상취재 : 임광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하지만 확인 결과 장 씨는 공무원은 아니고 서울시 산하기관인 SH공사 소속으로 2006년부터 올해 5월까지 국토해양부에서 파견근무를 한 적이 있었다.

장 씨는 여론조사 기관인 미디어리서치의 선정에 의해 국민 패널로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패널의 경우는 KBS 관할 하에 미디어리서치에서 특정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국민을 가운데 직업, 연령, 지역 등 할당 원칙에 따라 무작위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한 언론매체에서 “출연 당시 직업란에 ‘회사원(부동산 개발 공기업)’이라고 작성했으며 결코 자영업자라고 속인 적이 없다”며 “공무원도 아니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 대통령에게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방송제작을 담당했던 KBS PD는 머니투데이 인터뷰에서 “미디어리서치에서 받은 원본 자료에는 장 씨의 직업이 ‘회사원(부동산 개발 공기업)’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그 아래 신청자의 직업인 자영업과 혼동해서 자막을 잘못 내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원본 데이터와 자막 데이터를 모두 공개해 모든 의혹을 해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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