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수사 기법 “영재교육에도 ‘딱’ 맞네”

  • 입력 2008년 9월 12일 06시 33분


“영재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해야 하는데 과학수사 프로그램이 꽤 효과적이죠.”

경북 청도군의 금천초교 한정숙(46·여) 교사는 요즘 ‘과학수사 기법’ 연구에 푹 빠져 있다. 지문과 발자국,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각종 범죄를 해결하는 과정을 교육에 연결하려는 것이다.

물론 경찰의 과학수사요원들과 범죄현장으로 출동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범죄 유형을 놓고 영재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2003년부터 1년 동안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에서 유학하던 중 알게 됐다.

그는 “과학수사를 교육에 접목한 것을 보고 좋은 아이디어라고 느꼈다”며 “과학수사 프로그램은 문제해결 능력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도덕성과 사회성, 팀워크를 키워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지역 교사 몇 명이 외국 대학에서 1∼2년 유학하면서 공부한 내용을 영재교육에 접목하고 있다. 이들이 다시 교사가 되어 동료 교사들에게 외국의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는 것. 올해로 3년째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북지역 교사는 1300여 명. 지난달 포항시에 있는 경북과학교육원에서 일주일 동안 열린 이 교육에도 초중고교 교사 250명이 참여했다.

강사는 미국과 영국, 호주의 대학에서 유학을 마치고 온 7명으로 구성됐다. 내용은 미국의 유명한 영재교육기관인 퍼듀대 제리연구소의 프로그램과 미국 조지아대 토랜스연구소의 미래문제 해결 프로그램 등 4가지.

경북도교육청은 교사들의 연수내용을 교재로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영재를 단지 과학이나 수학 등을 잘하는 학생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도전정신과 적극적 사고, 리더십, 봉사정신, 팀워크 등을 갖춘 ‘전인교육’ 차원에서 접근한다는 점이다.

퍼듀대에서 연수한 영주교육청 우동하(46) 장학사는 “영재교육은 일부 우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기보다 보통의 학생들도 재능을 찾아내 키워주는 방향으로 전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재성의 한 가지 특징인 도전정신을 갖추기 위해 지난해 한국우주항공연구원이 실시한 우주인 선발 시험에 다섯 번 낙방 끝에 합격하기도 했다.

경북도교육청이 이 같은 영재교육을 활발하게 펼치는 이유는 도농 복합지역인 경북의 학력과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영재교육의 확산이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경북의 영재교육 대상 학생 비율은 현재 0.94%(3642명)로 전국 평균(0.72%)보다 높다.

경북도교육청 권세환 초등교육과장은 “내년 3월 도내 23개 시군에 모두 영재교육지원센터가 운영될 예정”이라며 “우선 교사들이 영재교육에 대한 관심과 지도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연수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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