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수 경찰청장이 불교계에 사과하기 위해 대구 동화사를 찾았다가 빈손으로 돌아온 것을 두고 일선 경찰이 술렁이고 있다
서울시내 경찰서의 한 과장은 "사과를 하러 간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열차 시간까지 미루면서까지 그래야 했나 싶다"며 "대통령 말 한마디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고 촌평했다.
일선 경찰들은 불교계의 반발을 이해하면서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시위 때문에 어 청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 경찰 간부는 "만약 미국산 쇠고기 반대 시위 때문에 어 청장이 물러나야 한다면, 시위 때문에 두 달 넘게 길바닥에서 보낸 일선 경찰관들의 사기는 뭐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정치권을 중심으로 어 청장에게 사퇴 압력이 들어오는 것을 보며 경찰이 이렇게 무기력한 조직이었는지 답답해하는 경찰관들이 많다"며 "정치권에서는 '15만 후배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 조직은 외부에서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안정된다"고 덧붙였다.
어 청장의 사퇴 논란에 경찰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지금까지 경찰의 최고 총수인 경찰청장이 제대로 임기를 마친 적이 드물기 때문. 경찰대 출신의 한 과장은 "일선에서는 어 청장이 외부적인 요인 때문에 물러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툭 하면 경찰총장이 물러나는 일은 이제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