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한일 과거사 제대로 알리고 싶었어요”

  • 입력 2008년 9월 13일 19시 10분


“사과 할 만큼 했다는 日청소년에 당혹”

명지외고 이해나 양 ‘언제까지 칸코쿠에…’책 펴내

“‘사과할 만큼 했는데 대체 어쩌란 말이냐’는 식의 일본 청소년들 태도에 당혹감이 느껴졌어요.”

최근 경기 의왕시 명지외고 3학년 이해나(18·영어과·사진) 양이 ‘언제까지 칸코쿠(韓國)에 사과하란 말이냐’(파란기획)라는 책을 냈다.

중학생 때 일본 애니메이션을 접한 뒤 일본 대중문화에 매혹돼 일본어를 공부해 온 이 양이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은 것은 2007년 6월. 일본에서 열린 ‘평화, 민족의 벽을 넘어’라는 주제의 국제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을 때 일본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기 때문.

“회의 전 히로시마의 원폭 기념관을 방문했는데 기념관 관계자가 ‘일본은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다. 피폭국인 일본이 앞으로 세계평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설명했어요. 전쟁의 원인은 온데간데없고 피해만 남아 있었죠.”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으로 회의에 참석해 보니 일본 청소년들이 한일 과거사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이 양은 회의에서 “현대의 일본인들이 역사를 알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올해 6월 같은 회의에 참석해 충격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다. ‘사과할 만큼 했는데 대체 어쩌란 말이냐’라고 말하는 일본 청소년들의 잘못된 생각, 이에 대한 자신의 느낌 등을 담았다.

이 양은 “역사의 아픈 상처는 그리 간단히 아물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으냐”며 “미래 지향적 관계 개선도 중요하지만 가해자는 피해자들이 살아 있는 한 상처들을 치유하기 위해, 그리고 또 다른 비극을 예방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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