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과학고 상담실]독서지도, 급할수록 돌아가자

  • 입력 2008년 9월 16일 02시 59분


과학고에 다니는 딸이 생물이나 지구과학에 흥미를 갖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예전에 수학 문제만 열심히 풀게 했던 것을 후회하게 될 때가 많다.

사실 과학고 입시를 준비하다 보면 수학 올림피아드 준비하랴,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심화 학습하랴, 내신 관리하랴 너무 바빠서 아이에게 여유 있게 책을 읽을 시간을 허락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과 학부모 모두 다양한 독서 경험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과학영재학교 합격생들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나듯 자녀에게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만큼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없다.

요즘 영재교육원, 과학고(영재고) 입시에서도 단순한 수학 문제 풀이보다는 종합적 문제해결력과 논리력을 요하는 문제를 늘려가는 추세다. 이런 능력은 어려서부터 다방면에 걸친 독서 없이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는다.

과학고를 희망한다고 과학 분야 책만 읽힐 것이 아니라 인문, 사회 등 다양한 영역에 걸친 편중되지 않은 독서경험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요즘은 좋은 책이 워낙 많지만 중복되는 내용의 책도 많은 만큼, 자녀가 책 편식에 빠지지 않게끔 내용과 질을 꼼꼼히 따진 뒤 권해줘야 한다. 지역 도서관이나 어린이 도서관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떤 책이 좋을까? ‘수학귀신’은 수학을 싫어하는 로베르트가 수학귀신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끔찍한 과목이라고 생각했던 수학이 재미있는 과목임을 알게 되는 내용이다. 무인도에서 표류하게 된 주인공이 다양한 생활 속 원리로 생존하는 방법을 그린 ‘로빈슨크루소 따라잡기’도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의 집에서 자주 눈에 띄는 책이다.

‘재미있는 수학 영재들의 수학퍼즐1, 2’ ‘알기 쉬운 물리학강의’ ‘파인만 시리즈’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역시 과학고 입학생들이 즐겨 읽었다고 전하는 책이다. ‘미래의 눈으로 다시 읽는 과학 신문’처럼 미래의 과학의 조류를 신문의 다양한 섹션 형식으로 흥미롭게 재현한 책도 있다.

‘늦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바로 지금, 자녀에게 ‘파도만이 아니라 조류(潮流)의 흐름을 꿰뚫어 보는 능력’을 길러주는 독서교육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

박윤희 하늘교육 인천 계산교육원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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