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한강-남산 등 5개 특화지구 야경명소로 관리
무질서한 간판 규제 등 ‘빛관리’ 가이드라인 마련
내년부터 ‘서울 빛축제’가 서울을 대표하는 사계절 축제로 열린다. 또 한강과 남산, 사대문 안, 여의도, 강남 등 5개 특화지구는 야간경관의 명소로 거듭난다.
아울러 과도한 빛을 발하는 광고물 등으로 인해 무질서해진 서울시내 야간경관도 대대적으로 정비된다.
서울시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야간경관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이를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에는 경관조명이 설치된 곳이 많지만 대표적인 야간경관이 부족하고, 무분별한 조명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쳐 왔다”며 “서울에 가장 어울리는 야간경관을 조성하고, 이를 특성화해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빛의 도시’로 다시 태어나는 서울=지난해까지 서울에서 빛의 명소로 꼽을 만한 것은 겨울철 서울광장 주변에 설치된 ‘루체비스타’와 종로구 세종로 양편 가로수에 설치된 거리 조명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하이서울페스티벌의 겨울 축제 때는 서울 도심 곳곳에서 프랑스 리옹의 빛 축제를 벤치마킹한 화려한 빛 축제가 벌어진다.
내년부터 서울 빛 축제는 하이서울페스티벌과 연계돼 사계절 축제로 열린다. 봄에는 서울숲과 같은 공원에 국내외 빛 예술가들의 조명 작품을 설치하고, 여름에는 여의도 불꽃 축제와 연계시키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가을에는 영상을 이용한 빛 축제가 열리고, 겨울에는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세종로나 강남구 테헤란로에 눈꽃을 연상시키는 조명을 설치한다.
아울러 연말연시에는 서울시청 주변의 대형 건축물 곳곳에서 이벤트 조명을 연출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야간경관 가이드라인도 마련=시는 또 경관법에 지정한 5개 특화지구(한강, 남산, 사대문 안, 여의도, 강남)를 서울다운 야간경관을 구현하는 명소로 만들 예정이다.
한강변에는 빛의 스카이라인을 만들 수 있도록 한강변에 건물을 신축하거나 재개발할 때 경관조명을 권장하고, 남산은 남산N타워와 순환로 등을 잇는 빛의 네트워크를 구성해 시민들이 걸으면서 즐기는 야간문화를 만든다.
사대문 곳곳에 있는 각종 문화재 및 근대건축물은 야간조명을 이용해 돋보이도록 하고, 여의도에서는 고층 건축물의 경관조명을 활성화한다. 강남에는 조명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 거리를 만든다.
하지만 특화지역이 아닌 지역에서는 무질서한 야간경관을 정비하기 위해 시가 만든 ‘야간경관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건축물과 도로, 광장 등 열린 공간, 문화재, 도시기반시설 등 5개 부문이 적용 대상이다. 시는 국제조명위원회(CIE)와 한국산업규격(KS)의 기준을 기본으로 휘도(輝度·빛을 발하는 정도)를 조절하도록 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주거 지역의 25m 이상 도로는 건물표면의 기준 휘도를 m²당 15칸델라 이하로 제한한다. 당장은 강제성이 없지만 조만간 관련 조례를 만들어 이를 강제한다는 것이 시의 복안이다.
한편 시는 이날 주변 경관에 어울리지 않는 건물을 원천적으로 지을 수 없게 하는 내용의 ‘기본경관계획’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반드시 보전할 필요가 있는 경관요소를 두루 갖춘 곳은 경관기본관리구역으로, 기본관리구역 중 핵심 지역은 중점관리구역으로 새롭게 지정한다. 이들 구역에서는 기존의 경관지구에서처럼 건축행위에 제한을 받는다.
시는 서울 도심과 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 등 구역 지정이 유력한 지역 주변에서는 산세(山勢)에 어울리는 스카이라인이 조성되도록 건물 배치와 높이 등을 철저하게 규제할 방침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