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생태연못 ‘둠벙’ 복원 나선다

  • 입력 2008년 9월 17일 05시 40분


전남도, 대상지 105곳중 12곳 탐방로 설치… 체험학습장-관광자원 활용

‘둠벙’은 웅덩이의 사투리.

샘이 솟거나 큰 냇가의 작은 물줄기가 흐르는 곳에 땅을 파고 흙으로 주위를 둘러싼 작은 연못이다.

둠벙에는 물벼룩, 소금쟁이, 물방개, 짚신벌레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개구리가 산란처로 삼기도 한다. 놀 곳이 마땅치 않은 아이들의 자연학습장이자 농사철 논에 물을 대주는 생명의 순환 고리 역할을 하기도 했다.

곳곳에 저수지와 댐, 수중보가 만들어지고 콘크리트 농수로가 건설되면서 둠벙은 하나씩 사라지거나 메워졌다.

전남도가 생태연못인 둠벙 복원에 나섰다.

천적의 서식처를 제공하고 수질을 정화시켜 생태계를 되살리는 둠벙을 친환경체험 학습장이자 농촌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현재 전남에 있는 둠벙은 1003곳. 전남도는 105곳을 친환경적인 생태 복원이 가능한 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지난해 순천시 별량면 해창지구 등 12곳을 복원했다.

올해는 10곳에 2억8500만 원을 들여 수변 식물을 심고 토종 어류를 넣는 한편 곤충들을 위해 통나무 말뚝을 설치하는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무안군 몽탄면 박광일 씨는 “경지 정리 등 농업시설 현대화로 자취를 감췄던 둠벙이 되살아나면서 붕어 미꾸라지가 늘자 백로 왜가리가 이것들을 잡아먹기 위해 날아들고 있다”고 말했다.

복원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전남도가 지난달 농경지 등 237곳의 일반농업용수를 조사해 보니 질소 농도가 3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줄고 화학적 산소요구도와 인산염도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영민 전남도 친환경농업담당은 “버려진 둠벙에 생태체험 탐방로를 설치하고 경관식물을 심어 농촌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2004년부터 ‘생명식품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친환경 농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친환경 표준 농법을 보급하고 친환경 농자재 구입비를 지원하면서 친환경 농산물 인증 면적을 해마다 늘려가고 있다. 올해는 인증 면적을 전체 경지 면적의 25%인 7만9000ha로 늘리고 2009년에는 경지 면적의 30%인 9만8000ha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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