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미니스커트 다리 몰래 촬영’ 이번엔 유죄

대전지법 “성적 수치심 유발”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의 노출된 다리를 몰래 촬영한 행위에 대해 법원이 유죄와 무죄로 서로 다른 판결을 내리고 있다.

법원의 판단은 실제 촬영된 노출 부위가 어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지와 피해자가 그로 인해 성적 수치심을 느꼈는지에 따라 엇갈렸다.

대전지법 형사12부(김재환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박모(34)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 씨가 여성의 성적 상징으로 강조될 수도 있는 허벅지 부위를 의도적으로 근접 촬영했고, 이에 불쾌감을 느낀 피해자가 2차례나 자리를 옮긴 점으로 미뤄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7일 수원지법은 수도권 지하철에서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의 어깨 아래 부위를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임모(54) 씨에 대해 “피해자의 노출된 다리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촬영됐지만 다리 부분만 중점 부각되지 않았고 피해자가 문제 삼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난 점 등으로 미뤄 성적 수치심을 느낄 정도였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