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갈증 해소… 학교선택 영향 줄듯”

  • 입력 2008년 9월 19일 02시 55분


본보 ‘전국 초중고 교총-전교조 가입현황 공개’ 일파만파

교사들 “다른 학교와 비교되니 부담”

전교조 “편견 극복하는 계기 될수도”

전국 초중고 교원들의 교원단체 및 노조 가입 현황이 처음 공개되자 학부모들은 학교 관련 정보의 첫 공개를 크게 환영하며 학교 관련 정보의 추가 공개를 요구했다.

본보 18일자 A1·3·4면 참조

▶전국 초중고 교원 40만3796명 소속단체 분석해보니

▶교총 소속 충남 60% 최고 - 서울 30.1% 최저…전교조 소속 전남 35.3 최고 경기 11.1 최저

또 평준화 정책 이후 처음 비교 대상이 된 일선 학교장들과 교사들은 학부모들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자녀가 전북 Y고에 다니고 있는 한모(44) 씨는 “학교에 대한 정보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앞으로 학교에 관한 더 많은 정보가 학부모들에게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N고의 한 학부모도 “‘어느 단체가 좋고 어느 단체가 나쁘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학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학부모에게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며 “지금 초등학교에 다니는 막내가 고교를 선택할 때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J여고 3학년에 다니는 자녀를 둔 이모(46) 씨는 “우리 아이의 학교에는 전교조 교사가 12명, 교총 교사가 7명”이라며 “혹시 이들의 명단은 알 수 없느냐”고 물어오기도 했다.

특히 2010학년도부터 고교선택제를 도입할 예정인 서울지역 고교 교원들은 학교선택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김남형 서울 잠실고 교감은 “학교 내부에서는 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막상 공개돼 주변의 다른 학교들과 비교되다 보니 그 체감 정도가 더 크다”며 “특히 2010학년도부터 학부모와 학생이 직접 고교를 선택해 진학하기 때문에 이 같은 정보가 학교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 J고 관계자는 “‘다른 사립고에는 전교조 교사 수가 적고 교총 교사 수가 많은데 우리 학교는 왜 반대냐’는 동문들의 전화 문의도 있었다”며 “특정 교원노조에 대한 학부모와 동문들의 반감이 있기 때문에 학교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종만 시교육청 지원국장은 “서울의 고교들은 2010학년도 고교선택제를 대비해 많은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며 “교원단체 가입 현황이 학교 선택의 한 고려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단지 그것만으로 학교를 선택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공개에 대해 전교조 내부에서는 “편견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등 긍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교조 관계자는 “조합원 수 공개는 전교조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전략 가운데 하나”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공개에서 알 수 있듯 경기고 구정고 서울고 등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서울의 공립학교는 전교조 조합원 수가 많다. 이번 기회에 전교조에 대해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일부 조합원은 “전교조 조합원 수를 숨기면서 적극적으로 점검하지 않아 조합원 수가 적게 조사됐다”며 “조합원 수 공개가 시대적 흐름인 만큼 더 적극적으로 조사해 대응하자”고 주장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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