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의 과학 교육은 주어진 문제에 대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는 능력을 가진 인재를 육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요즘은 문제 자체를 스스로 설정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창의적 인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창의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천재성’이 아니라 교육과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기를 수 있는 능력이다. 창의성을 개발하기 위해 어떠한 방법을 활용하면 좋을까?》
여러 주장 가능한 주제 설정… 토론→스스로 결론찾게
과학하면 우선 실험이 떠오른다. 하지만 실험을 하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오늘날의 과학은 어느 한 사람의 능력, 한 분야의 기술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많아 다수가 함께하는 공동연구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시되고 있다.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사회성과 협동심을 키우고, 창의력을 증진시키는 수업이 과학 과목에서도 필수가 되었다. 토론을 통한 창의성 개발 수업 방법을 알아보자.
○ 수업환경과 방향
수업에는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심리적 환경도 중요하다. 학생의 창의성을 끌어내려면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먼저다. 넓은 책상과 편안한 의자, 서로 얼굴을 마주볼 수 있는 원형의 책상배치, 여러 방향에 걸려 있는 칠판 등으로 교실을 꾸며보자.
창의성을 개발하는 과학 수업을 위해 우선 기본적인 지식의 전달이 필요하다. 기본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의 토론과 창의는 무의미한 상상력에 지나지 않는다. 지식 전달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방향에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도록 동영상이나 멀티미디어 자료를 활용해 관심과 흥미를 갖도록 유도한다.
심화 단계로 넘어가면 학생들의 능력에 맞는 수업 주제를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너무 쉬운 주제는 학생의 흥미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결론이 쉽게 나와 토론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는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서로 다른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누구나 자유롭게 발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교사는 학생들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관심 있게 듣고, 자신의 의견과 다를 때 적절하게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간혹 학생들의 토론이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되더라도 당장 멈추지 말고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는 일방적으로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학생들이 스스로 묻고 답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에는 어떤 결론이든 학생 스스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하고, 도출된 결론에 대해 어떤 부분이 옳고 그른지 정리해 주면서 수업을 마치는 것이 좋다.
○ 수업진행과정의 예
1. 도입
수업을 시작할 땐 여러 가지 분자를 멀티미디어나 모형을 사용해 보여주어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물과 이산화탄소 같은 간단한 분자부터 단백질과 같은 고분자까지 다양하게 제시해 대상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후 결합과 분자의 모양에 대한 설명을 하며 기본 지식을 전달하도록 한다.
2. 전개(토론)
수업 초반에 보여주지 않은 여러 가지 분자의 입체 구조를 그려보게 한다. 이미 배운 지식을 이용해 규칙성과 예외를 찾아낸 뒤 실제로 적용해보는 단계다. 여러 가지 가능한 모형이 나올 수 있으므로 토론을 통해 가장 타당한 모형을 찾아내도록 유도한다.
3. 결론
교사는 학생들이 찾아낸 분자 모형이 타당한지 여부를 알려준다. 단순히 맞다 틀리다가 아니라, 왜 틀렸는지, 틀렸지만 어떤 부분이 타당한지를 같이 고민해본다. 이러한 분자들이 구조에 따라 어떻게 다른 성질을 갖는지를 추가로 설명하고 또 다른 소재를 생각해보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교사는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수많은 과학 지식을 재미있게 이야기 하듯 풀어가면서 과학이 얼마나 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얼마나 재미있는 과목인지 알려주며 학생들의 자발적 의지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
이정우 영재사관학원 본원 영재교육센터 과학(화학)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