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식기는?” 문의 빗발
국내 민물고기선 검출안돼
국내에서 판매되는 과자에서 멜라민이 검출됨에 따라 중국발 ‘멜라민 공포’가 현실화됐다.
11일 중국에서 멜라민 환자가 처음으로 사망하면서 멜라민 파동이 일자 정부는 “해당 중국 업체로부터 수입된 분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후 농림수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일관되게 “해당 분유가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멜라민이 함유된 분유를 이용한 가공식품이 국내에 수입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식약청은 수입 가공식품에 대해 17일부터 뒤늦게 멜라민 함유 검사를 시작했다.
현재 식약청이 수거 조사하는 제품은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식품에 한정돼 있어 학교 앞 등에서 파는 제조자가 불분명한 식품들의 멜라민 함유 여부는 알 수 없다.
또 중국산 유제품이 사용됐더라도 원료 중 구성비율이 높지 않으면 원산지를 표시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로서는 중국 제품을 구분할 수 없다.
주부 박모 씨는 “국내 대형 업체가 만든 초콜릿, 과자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며 “중국산뿐 아니라 국내에서 만든 과자류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문기 식약청 식품관리과장은 “중국에서 수입된 제품에 대해 지속적인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멜라민이 검출될 때는 해당 제품을 언론에 즉시 공개하고 신속하게 회수 및 폐기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광호 식약청 식품평가부장은 “문제가 된 중국 분유에는 2000여 ppm의 멜라민이 포함돼 있었다”며 “국내에 유입된 유가공 식품의 멜라민 함유량은 이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멜라민 공포’는 멜라민으로 만든 식기 사용으로도 퍼지고 있다.
이영자 식약청 용기포장과장은 “멜라민으로 만든 접시나 컵을 사용해도 되느냐는 내용의 문의 전화가 많다”며 “멜라민 식기를 고온의 물이나 전자레인지에 넣었을 때 멜라민 성분이 우러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도 “멜라민이 첨가된 사료로 키운 메기 등 양식 물고기도 멜라민에 오염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 민물 양어장에서는 정밀 조사를 실시했다. 다행히 멜라민 사료로 키운 양식 물고기에서는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
한편 중국에서 발생한 멜라민 분유 파문은 동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주,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피해가 확산돼 가고 있다.
21일 일본에서는 마루다이식품이 중국에서 수입 판매한 ‘크림 버터’ 등 과자와 반찬을 비롯한 5가지 상품에 멜라민이 함유됐을 우려가 있다며 자율적으로 제품 회수에 나섰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