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김정일 건강문제가 왜 그리 중요한가”

  • 입력 2008년 9월 25일 16시 43분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가 25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린 자유선진당 정책간담회에 참석,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북한 사회 전반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연합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가 25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린 자유선진당 정책간담회에 참석,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북한 사회 전반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연합
최근 검거된 여간첩 원정화로부터 살해대상으로 지목됐던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가 최근의 김정일 건강이상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황씨는 “김정일 건강 이상과 관련해 한국의 온갖 언론이 ‘급변사태’라고 자꾸 표현하는 것은 자신감이 없는 태도”라며 “김정일도 언젠가는 죽는다. 한국은 김정일 사망이후의 변화에 대해 차분히 연구하고 예측하면 된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자유선진당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 만난 황씨는 김정일 건강이상과 관련한 한국의 대응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이진아 인턴기자

그는 “김정일의 건강문제가 왜 그리 중요한가. 온갖 추측이 난무한다”며 흥분과 불확실성이 강조되는 분위기를 질타했다 그는 “김정일의 건강과 죽음이 사태를 분석하는 하나의 조건은 될 수 있다. 그러나 김정일이 병이 나건 혹은 죽건 간에 한국 정부의 누구든 자기 할 일을 잘하면 그만이다”며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

황씨는 이와 함께 김정일 건강이상과 관련해 한국사회가 대외적으로는 여유와 자신감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 중에 상대방 대장이 죽으면 애도를 표하는 것이 예의다. 김정일 건강이 좋지 않다면 우리도 걱정된다는 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지 않나. 한국 사회가 그 정도의 아량이 없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잊지 않았다. 그는 “김정일 정권은 수백만명을 굶어죽게 했고 나라를 감옥으로 만들었다. 또 사회주의가 이미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데 이는 김정일 개인을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함께 북한 정권과 북한 동포를 분리해서 바라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정권은 죄가 많지만 북한 동포는 같은 민족, 같은 국민으로서 당연히 도와주어야한다는 입장이다.

황씨는 “북한 민족도 우리 국민이다. 그들이 굶는다고 하면 한국이 세끼 먹던 것을 두끼로 줄여서라도 도와주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대북지원에 대해 ‘인도주의’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반대했다. 그는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라서 북한을 돕자고 하는데 무슨 거지들에게 주는 배려인가”라며 거부감을 보였다. 황씨는 “절차상의 문제는 있겠지만 북한을 돕는 것은 한국이 책임지고 해야할 일이다”고 주장했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박태근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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