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600여 개씩 늘어… 울산은 176% 최대 증가
전국의 입시·보습학원 수가 6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나며 전국 학교 수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교육과학기술부의 ‘2002∼2008년 전국 입시·보습학원 현황’에 따르면 올 6월 현재 전국의 입시·보습학원 수는 3만2488개로 2002년(1만6695개)에 비해 94.6%가 증가해 특수학교를 포함한 전국 초중고교 1만1163개의 2.9배에 이르렀다.
▽2004년엔 17%나 급증=참여정부 출범 전인 2002년 1만6695개였던 입시·보습학원 수는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3만394개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2004년에는 학원 수가 전년 대비 17.2%나 급증하며 2만2058개로 처음 2만 개를 돌파했다.
2005년에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며 18.3% 늘었고 2007년에는 3만394개로 처음 3만 개를 넘어섰다. 참여정부 5년간 학원 수 증가율은 82.1%로 연평균 16.4%씩 학원이 늘어났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6월 현재 전국 입시·보습학원 수는 전년 대비 6.9%증가했다.
6년간 지역별 학원 수 증가율은 울산이 2002년 383개에서 2008년 1057개로 176%나 폭증해 가장 높았다. 690개에서 1652개로 139.4%가 늘어난 경북과 586개에서 1358개로 131.7%로 늘어난 대구가 증가율에서 울산의 뒤를 이었다.
서울과 부산은 같은 기간 62.8%와 48.2%가 늘어나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낮았다.
전국에서 입시·보습학원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로 7701개였으며 서울이 7025개로 뒤를 이었다.
학원이 가장 적은 곳은 제주로 323개였다. 그러나 제주 역시 2002년 157곳에 비해서는 2배 이상 늘어났다.
▽등급제 전환 2005년 18% 증가=정부가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과 대입제도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그 뒤에 오히려 학원이 크게 늘어났다. 2004년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22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2·17사교육 경감대책’과 수능에서 표준점수를 없애고 등급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2008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2005년 전국 입시·보습학원 수는 전년에 비해 4062개나 급증했다.
이에 대해 강태중 중앙대 교수는 “대입에서 내신을 강조하면 보습학원이, 수능이나 논술을 강조하면 그에 맞는 입시학원이 증가한다”며 “학부모는 변화된 정책에 대한 정보를 원하는데 학교는 그걸 제공해 주지 못하다 보니 결국 학원이 성행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