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설렙니다.”
26일 막을 올리는 ‘2008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조직위원회에서 근무하는 호주 출신 레슬리 버클리(58·여·문화기획자) 씨는 25일 “올해는 저도 축제 준비에 참여해 기쁘다”며 “정성껏 차린 밥상을 손님 앞에 내놓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탈춤축제장을 찾았다가 강한 인상을 받아 올해는 호주 정부의 추천으로 다음 달까지 3개월 일정으로 조직위에서 근무한다.
그는 “안동탈춤은 전통과 내용면에서 국제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 국제 마케팅을 세련되고 적극적으로 펼쳐 지구촌의 대표 축제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한 안동탈춤페스티벌이 26일 오전 10시 하회마을에서 신(神)을 맞이하는 행사를 시작으로 다음 달 5일까지 낙동강변 탈춤공원 일대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개막식에는 안동시민 2000명이 직접 만든 개성 있는 탈을 쓰고 축제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주한 스웨덴대사 부부 등 22개국 40여 명의 외교 사절도 참석할 계획이다.
‘탈을 쓴 당신, 삶이 새롭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일본과 태국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8개국 25개 탈춤 공연팀이 참가해 흥겨운 탈춤의 세계를 선보인다.
이 축제가 12년 만에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한 이유는 관람객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덕분. 올해도 탈춤 배우기와 탈춤 그리기, 탈 만들기를 비롯해 안동의 문화적 특징을 살린 장승과 솟대 만들기, 민속놀이 체험, 한지 공예 등을 풍성하게 준비했다.
중국과 호주 필리핀 등 5개국의 전통탈 600여 점을 보여주는 세계 탈 전시회와 탈에 관한 국제학술대회도 곁들여진다. 축제 기간에 제38회 안동민속축제와 안동음식대전도 시내 곳곳에서 열린다.
안동시민보다 안동을 더 사랑한다는 안동시청의 일본인 공무원 오가타 게이코(31·여) 씨도 축제 준비에 바쁘다.
그는 “2003년부터 안동에 살면서 탈춤축제는 한국의 가을을 알리는 전령사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의 대표축제인 만큼 올해는 더 많은 관람객이 찾아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기대도 높다. 주부 문희정(43·안동시 옥동) 씨는 “탈춤축제가 점점 더 성장하는 것 같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유쾌하다”며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안동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도록 시민 모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마음을 졸이는 사람은 축제추진위원장인 김휘동 안동시장. 김 시장은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되기까지 모든 시민이 한마음으로 이 축제를 아끼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올해 축제가 최고라는 칭찬을 듣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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