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첫 봉급을 받았을 때 부모님에게 드리는 내의 선물이 관례다.
현실적인 차이가 여기서 드러난다. 미국의 명문교 졸업생들은 학교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특히 재정적인 도움이 크다.
한국은 대학을 다닐 때까지 부모의 도움이 결정적이다.
미국에서는 집안이 가난하고, 돈이 없어서 대학을 다니지 못하는 경우는 절대 있을 수 없다. 연방정부와 주정부, 대학 등이 비싼 등록금을 해결해 주는데 앞장서고 있다.
물론 부자들의 자녀들은 자기 돈을 내고 기부금까지 왕창내고 학교를 다닌다. 그렇다고 미국이 사회주의식의 대학운영을 한다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대학 등록금은 한국과 비교했을 때 엄청나게 비싸다.
명문 사립대학교의 경우 기숙사비와 등록금을 합하면 평균 4만3000 달러(4730만원) 정도다. 웬만한 봉급생활자 1년 연봉이다. 학생의 용돈, 책값, 잡비까지 포함하면 5만 달러 이상이 훨씬 넘는다. 주립대학은 절반 이하다. 주립대학은 출신지에 따라 등록금이 다르다.
쉽게 말해서 경상북도 출신이 경북대학을 다니는 것과 부산 출신이 경북대학을 다니는 것에 큰 차이가 난다. 주립대학은 주정부의 세금으로 교육비 보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타 주에서 온 사람과 유학생에게는 차별적으로 등록금을 받는다. 그래서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갈 경우 주로 사립대학이 많다. 사립대학은 등록금의 차이가 없다.
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미국도 중산층 또는 중산층 이하에서 명문 대학을 보내려면 등골이 휜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가장 어려운 계층은 소득이 뻔한 봉급생활자들이다. 우수한 학생이 부모의 등록금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저렴한 주립대학을 가는 경우가 이 때문이다.
미국은 대학 입학원서를 작성할 때 학자금 ‘재정보조’(Financial Aid) 유무를 기입해야 한다. 학생과 부모의 재정실태를 보고하는 FAFSA(Free Application for Federal Student Aid )를 작성해서 제출한다.
재정보조가 단순히 학자금 융자는 아니다.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받는 보조에서 졸업 후 다달이 갚는 융자식도 있다. 국내처럼 은행에서 빌리는 학자금 융자도 있다. 아울러 부모 수입에 관계없이 우수한 학업성적만으로 받는 장학금(Academic Merit Scholarships)도 있다. 그러나 장학금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연방정부의 재정보조는 ‘펠 그랜트’(Federal Pell Grant)등 6가지 종류가 있다. 주 정부도 ‘캘 그랜트’(Cal Grant)로 학자금을 보조해 준다.
아이비리그와 스탠포드, 듀크 등 학교재정이 튼튼한 명문 대학 등은 지난해부터 가정이 어려운 저소득층을 위해 등록금을 거의 면제해 준다.
연소득 10만 달러 이하의 경우는 등록금, 연소득 6만 달러 이하일 경우에는 기숙사비까지 면제해준다. 학생들과 동문들이 “1년에 수천만 달러의 기부금을 받아 학생들을 위해 쓰는 게 뭐냐”는 반발에 부닥쳐 저소득층에 등록금 혜택을 주는 것이다.
LA|문상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