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장기대기자 2만8653명 병역면제

  • 입력 2008년 9월 29일 03시 01분


공익근무요원 판정후 4년 동안 소집명령 ‘감감’

유명 연예인 등 포함… 병역면탈 악용 우려

공익근무요원 대상자 중 2만8653명이 제때 소집 명령을 받지 못해 ‘장기 대기자’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에는 유명 연예인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병무청이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에게 제출한 ‘장기 대기 제2국민역 편입 현황’에 따르면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뒤 대기자가 많거나 행정 착오 등으로 소집이 지연돼 연평균 3500여 명이 병역을 면제받았다.

병무청은 장기간 입대 대기로 사회 진출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보충역 판정을 받은 이듬해부터 4년이 지나도록 소집 명령을 받지 못하면 제2국민역으로 편입시키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연도별로는 △2001년 4273명 △2002년 3398명 △2003년 5957명 △2004년 5328명 △2005년 1089명 △2006년 3588명 △2007년 2793명이 면제 혜택을 봤다. 올해 1월에도 2227명이 같은 이유로 면제됐다.

면제자 중 정상인은 1만795명이며 문신이나 단기수형(1년 6개월 미만의 징역이나 금고형) 경력이 있어 후순위 입대자로 조정된 사람은 1만7507명이었다. 낙도 등에 거주해 소집 통보를 받지 못한 대상자는 351명이었다.

연예인 중에는 가수 E 씨가 학력 미달로 보충역 판정을 받았지만 입대가 미뤄지면서 2001년 면제됐고, 가수 K 씨도 같은 사유로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가 폭력 전과로 후순위 입대자로 조정된 뒤 2006년 병역 의무가 면제됐다.

9월 현재 4년차로 소집 대기 중인 1708명은 2009년 1월에 같은 이유로 병역이 면제될 수 있다.

이 제도가 병역 면탈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병무청은 병역 면탈을 목적으로 문신이나 자해를 한 사례를 634건 적발했다. 2006년 감사원은 전남지방병무청에 대한 감사에서 낙도로 위장 전입해 면제받은 사례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공익근무 소집을 앞둔 대상자들에게 면제의 환상을 품게 할 뿐만 아니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공익근무요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관련기사]판문점 지키는 대표전사 JSA대대

[관련기사]군복무, 가산점 부활 대신 국민연금 가입 인정 검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