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공 직원들 주공과 통합 반발…국토위에‘집단 후원금’물의

  • 입력 2008년 10월 2일 03시 26분


“소속 의원들에 10만원씩 내달라” 사내 e메일 돌려

대한주택공사와의 통합을 앞둔 한국토지공사 직원들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조직적으로 밀착 관리하며 이를 위해 후원금을 내기로 한 사실이 밝혀졌다.

1일 최욱철(무소속·국토해양위) 의원은 특정 국토해양위 의원을 선정해 토공 직원들에게 1인당 10만 원씩 후원금을 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토공 사내 e메일 문건을 공개했다.

‘필독, 국토해양위원 후원 관련입니다’라는 제목의 이 e메일에는 “○○팀 ○○입니다. 국토해양 위원 중 ○당 김△△, 이△△ 의원을 우리 ○○(부서명인 듯)에서 밀착 관리하기로 결정되어 그 방안의 일환으로 우선 김△△ 의원 1차 후원을 아래와 같이 진행하고자 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후원 입금 후 첨부 후원자 명단을 작성해 ○○팀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돼 있었다. 토공의 상당수 부서가 조직적, 반복적으로 참여하려 했음을 시사하는 대목.

e메일은 또 김△△ 의원 후원에 참여하게 돼 있는 후원인 명단을 일일이 적시하고 입금계좌를 소개한 뒤 ‘9월 30일까지’라고 납부 시한까지 제시했다.

문건은 이어 “주공과의 통합 문제 등 공사 현안 해결을 위해 직원 분들의 많은 협조 부탁드립니다”라며 후원 목적을 밝혔다.

이에 대해 토공 관계자는 “문건을 작성하고 직원들이 개인 돈으로 후원금을 내기로 한 것은 맞다”며 “공기업 직원이 소속 상임위 의원을 대상으로 기부금을 내는 것은 통상 있는 일이며 올해는 주공과의 통합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에 도와달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주공과 토공의 통합에 대해 주공 측은 긍정적이지만 토공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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