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덕밸리 이야기<4>제로 에너지 타운

  • 입력 2008년 10월 2일 07시 38분


집집마다 에너지 독립 선언

‘2030년 2월 슈나이더 씨의 집 실외 온도계는 영하 15도를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집 안은 따듯하고 아늑하다. 가스계량기가 돌아가거나 석유난로가 가동되지도 않고 벽난로조차 없는데도.’

최근 국내에도 번역된 ‘세상을 뒤집을 100가지 미래상품’이라는 책에 나오는 미래형 친환경 주택 ‘플러스 에너지 하우스’의 모습이다.

태양광 - 풍력발전 시설로 자급률 70∼100%

직원들 실제 거주… 한전에 남는 전기 팔기도

▽가스계량기 안 돌아도 실내는 훈훈=이 책에서는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하는 이 건물의 특별한 구조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납작하고 아담해 보이는 건물의 남쪽에는 태양을 향한 넓은 유리가, 북쪽에는 꽉 막힌 벽돌담이 있다. 또 성능 좋은 집광기가 지붕 위에서 모든 햇볕을 저장한다. 동시에 고성능의 차단 물질이 에너지가 그냥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 태양을 장기간 못 볼 경우에도 전지에 저장된 에너지가 전기와 열을 공급한다. 슈나이더 가족은 관리비를 내기는커녕 생산된 전기를 팔아 부가 수입을 올릴 수도 있다.”

이런 미래형 주택은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대전에도 있다. 대전 유성구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2005년 10월 준공한 ‘제로 에너지 타운’이 그것이다.

▽에너지 자급형 미래도시 꿈꾼다=제로 에너지 타운은 ‘솔라시티(Solar City)’, ‘그린빌리지(Green Village)’ 등으로 불리는 에너지 자급형 미래 도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타운은 크게 솔라하우스(80평·2층)와 제로에너지빌딩(460평·연구실 3층, 아파트 4동), 성능관리동으로 이루어졌다.

일반 주택에 비해 연간 300만 원 정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솔라하우스는 태양열과 지열의 복합 냉난방 시스템, 태양열 축열벽 시스템, 슈퍼단열 외피 시스템, 고효율 창호 시스템, 태양광 발전 시스템 등이 갖춰져 필요한 에너지의 70∼80%를 충당할 수 있다. 2010년까지 100% 자립형으로 만든다는 계획. 건축비용은 평당 530만 원 안팎으로 일반 고급주택(평당 약 420만 원)에 비해 25% 정도 비싸다.

제로에너지빌딩은 국산화를 이룬 풍력 발전(100kW)과 태양광 발전(16.2kW) 시설로 스스로 전력을 얻는다. 한전에 남는 전기를 팔기도 하고 모자란 경우 되사다 쓰기도 해 에너지 자급률은 100%에 가깝다.

이들 건물엔 직원 20여 명이 실제로 거주하거나 생활하면서 에너지 수급상황을 시시각각 체크한다.

신재생에너지연구부 백남춘 박사는 “국내 총 에너지 소비량의 24%는 각종 건물에서 사용한다”며 “제로에너지 건물을 널리 보급하면 에너지 자립을 실현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77년 설립된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에너지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 정부와 기업, 국민에게 보급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한문희 원장은 “신고유가 및 기후변화협약 시대에 대비하고 에너지기술을 신성장동력원으로 만드는 데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덕연구단지 연구소 및 벤처기업과 관련해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나 시리즈 기사에 대한 의견이 있으시면 동아닷컴 대전지역 전용 사이트(www.donga.com/news/daejeon)에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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