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 신화’를 이룩한 경북 포항시가 제철산업 때문에 막혔던 도심 물길을 잇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포항시는 5일 “40년가량 막혔던 동빈 내항을 형산강과 연결하는 수로(水路) 공사를 내년 초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70년대 영일만에 포항제철소가 들어서면서 제철도시 명성을 쌓았지만 형산강에서 동빈 내항으로 흘러 영일만으로 이어지던 물길은 형산강 쪽이 매립되면서 끊어졌다. 이 때문에 동빈 내항에 고인 물은 악취가 풍기는 오염의 대명사로 바뀌었다.
‘동빈 내항 물길 생태복원’은 남구 송도동∼해도동의 매립지를 걷어내고 길이 1.3km, 폭 20m의 친환경 수로를 만들어 형산강까지 연결하는 것. 2011년이면 이곳은 보트가 다니고 수상 카페에서 여가를 즐기는 유럽풍 도심 운하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조감도 참조
동빈 내항이 ‘고인 물’에서 ‘흐르는 물’로 바뀌면 포항을 상징하는 새로운 수변(水邊) 레저공간으로 탈바꿈할 뿐 아니라 장마철이면 종종 발생하는 송도동 일대의 침수 피해도 사라질 것으로 포항시는 내다보고 있다.
포항시는 새롭게 태어날 동빈 내항 주변에 택지를 개발해 포항 최고의 주거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최근 대한주택공사와 재정비 사업 협약을 맺었다.
포항시가 3년 동안 준비한 도심 물길 잇기 사업이 성큼 다가오자 주민들의 기대감도 크다. 송도동 토박이인 강모(56) 씨는 “수십 년 동안 막혀 악취를 풍기는 동빈 내항이 옛날보다 더 맑고 좋은 모습으로 빨리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영일만에서 내항을 거쳐 형산강으로 보트가 달리는 상상만 해도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