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발명이 한국의 미래죠”

  • 입력 2008년 10월 9일 06시 27분


발명교육 20년 상주중학교 강인구 교장

“작은 동그라미와 큰 동그라미를 아래위로 붙여 놓으면 대부분 ‘눈사람’ 같다고 합니다. 이런 게 획일적인 생각이죠.”

국내 학교발명교육 분야에서 유명한 경북 상주중 강인구(58·한국학교발명협회 부회장) 교장은 8일 “이 그림을 보면서 추시계, 그림자, 아기가 자는 모습, 손잡이 달린 바구니, 뚜껑을 연 캔, 인형, 목탁, 목걸이 등을 생각할 수 있다”며 “그림을 여러 각도에서 보면 50가지 모양을 상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교장에게는 ‘발명교육이 한국을 살린다’는 신념이 확고하다. 그는 최근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으로 책 ‘알쏭달쏭 창의여행’을 펴냈다. 그동안 ‘발명왕 길라잡이’ ‘창의와 발명여행’ 등 발명교육에 관한 책을 3권 썼다.

이번에 낸 책에는 그가 일과를 마치고 학교에 남아 연구하고 현장에서 적용했던 발명교육에 관해 교사나 학부모가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119가지 ‘두뇌 훈련’ 내용이 담겨 있다.

두 개의 동그라미처럼 기초적인 것부터 상당한 고민이 필요한 까다로운 문제까지 다양하게 다뤘다.

발명교육 전문가답게 생각하는 훈련을 친근하게 해볼 수 있도록 안내해 줘 한 번만 읽어도 ‘나도 이제 초보 발명가’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는 그의 습관이 늘 발명을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교육기자재 등 20가지 특허를 가지고 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발명교육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특허청 발명교육지도자 연수과정 강사인 그는 지금도 틈만 나면 각종 연수현장을 찾는다.

경북대 물리교육과를 졸업하고 경북 지역에서 교사를 하면서 막연하게 발명의 중요성을 느꼈지만 우연한 경험이 그의 삶을 바꿔놓았다.

“1988년이었어요. 학교발명교육 우수 지도교사 해외견학을 일본으로 갔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일본은 특허신청 건수가 세계 1위인데 그 바탕이 바로 활발한 발명교육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때 일본 정부는 학생들의 발명품 중에 우수한 것을 바로 특허 신청을 해 국제적으로 창작물을 보호해주더군요.”

이때부터 그는 발명교육에 팔을 걷어붙였다. 울릉군을 포함한 경북도내 23개 시군의 초중고 교사 300여 명으로 발명교육연구회를 결성해 지금까지 왕성한 활동을 해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연구회로 꼽힌다.

이번에 펴낸 책은 20년 동안 발명교육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뛴 경험을 바탕으로 쉽고 효율적으로 창의적 사고를 키울 수 있도록 정리했다.

그는 “책을 쓰면서 세계 각국이 아이디어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는 요즈음 발명교육을 통한 창의적 분위기가 초등학생부터 주부, 직장인, 기업인 등 모든 한국인에게 넘쳐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 속에서 뭔가 불편하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유심히 관찰해 개선해 보려는 것이 발명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 교장은 “가을이니 낙엽을 감상하는 것도 좋겠지만 들쭉날쭉한 모양의 낙엽 넓이를 어떻게 측정할지 가족끼리 아이디어를 모아 보자”며 “일단 모눈종이를 활용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겠네요”라며 웃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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