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자 장식 황금잔
악한 적 물리치는 용맹한 통치자 형상화
기원전 1300년∼기원전 1200년께 제작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는 페르시아의 찬란한 문명을 보여주는 황금 유물을 선보이는데, 이 중 가장 오래된 유물이 ‘사자 장식 황금 잔’이다. 기원전 1300년∼기원전 1200년경에 제작됐다. ‘사자 장식 잔’처럼 사자를 형상화한 페르시아 유물이 많다. 페르시아에서 사자는 악한 적을 쓰러뜨리는 용맹한 통치자와 동일시됐다.
사자 머리 두 개를 따로 만들어 붙인 부분에 사자의 목과 몸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조각한 것이 특징이다. 본래 사자 머리가 세 개였으나 지금은 두 개만 남아 있고 못으로 고정돼 있다.
사자의 몸은 돋을새김 기법으로 조각했는데, 등에서 배까지 출렁거리는 갈기를 세밀한 선으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황금 잔 입구와 아랫부분에는 끈 무늬를 조각했다.
이 황금 잔은 종교의식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동물 머리를 표현한 이 시기의 용기는 이번 전시에 출품된 페르시아 대표 유물 ‘날개 달린 사자 장식 뿔잔’(기원전 500년∼기원전 400년), ‘숫양머리 모양 뿔잔’(기원전 7세기) 등 후대 페르시아 동물 머리 장식 뿔잔의 원형이 됐다. 뿔잔은 신이나 왕에 대한 의례 때 술이나 음료를 부어 아래쪽에 난 구멍으로 흘러내리게 했는데, 고대 페르시아인들은 이를 통해 뿔의 영혼이 음료에 스며든다고 믿었다.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수 토요일 오전 9시∼오후 9시, 공휴일 오전 9시∼오후 7시. 월요일 휴관. 어른 1만 원, 학생 9000원, 어린이 8000원. 1688-0577, www.persia2008.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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