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로 심은 은행나무에서 대량으로 은행을 딴 주부 등이 절도죄로 입건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달 26일 오후 2시 반경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도로가 은행나무에서 길이 3.6m의 장대를 이용해 은행 20kg을 딴 혐의(절도)로 주부 김모(39) 씨 등 3명을 13일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유재산인 과수원에 들어가서 수박 서리를 한 것도 아니고 길가에 달린 은행 몇 개 따는 게 왜 불법이냐”며 항변했다.
이들은 은행을 따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서 여러 차례 주의를 받았지만 계도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은행 열매는 시장에서 kg당 5만∼6만 원에 거래되는 엄연한 상품이므로 이를 몰래 따가는 것은 절도에 해당된다”며 “단순히 나무를 흔들어서 떨어뜨린 것도 아니고 장비를 이용해 20kg이나 되는 은행을 따 모은 것은 훔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영등포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도 “가로수는 공공 시설물이므로 거기에 달린 은행도 공공의 재산”이라며 “길가에 떨어져 있는 은행을 줍는 것은 문제가 안 되지만 달려 있는 은행을 따는 것은 불법인 만큼 시민들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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